"위안부 피해 이옥선 할머니 사기 피해"…청와대 청원

17년전 전 재산 4천만원 사기당해…"돌려받으면 어려운 학생 위해 쓸 것"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91) 할머니가 사기 피해를 봤다며 '나눔의 집' 측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도움을 호소했다.
부산 출신인 이 할머니는 16살 때인 1942년 중국 옌지(延吉)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 성노예로 고초를 겪었고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다가 58년 만인 2000년 귀국했으며 현재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3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귀국 후 충북 보은에 터를 잡고 인삼을 떼 행상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2001년 4월 이웃 정모씨에게 어렵게 모은 전 재산 4천만원을 빌려줬다.

정씨의 장모가 찾아와 사위에게 돈을 맡기면 이자를 잘 주고 돈을 불려준다고 얘기해 믿고 빌려줬다고 한다.그러나 정씨는 돈을 갚지 않았고 잘 만날 수도 없었다.

속앓이를 하던 이 할머니는 지난 추석 때 나눔의 집에 뒤늦게 도움을 요청했고 나눔의 집 측은 정씨와 연락을 해 원만히 해결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정씨는 본인도 돈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있고, 17년여의 세월이 흐르며 채권시효가 만료돼 법적으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나눔의 집 측은 전했다.나눔의 집 측은 결국 지난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사기 피해를 본 이 할머니가 정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아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했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까지 8천명 이상이 동참했다.

나눔의 집 측은 "이 할머니는 힘든 생활 속에서도 보은군민장학회에 2천만원을 기부하는 등 항상 사회적 약자를 위했다"며 "돈을 돌려받으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쓰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