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회복 열쇠 올해도 'LNG선'…해양일감 공백 채울까

LNG선 발주 '훈풍' 지속…유가 하락에 유전개발은 '주춤'

지난해 한국 조선업계를 먹여 살린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올해도 업황 회복을 이끌 전망이다.반면에 규모와 금액이 큰 해양플랜트 시장은 신규 발주가 주춤할 것으로 보여 조선사들의 수주 활동이 선박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처럼 올해도 LNG선을 중심으로 전 세계 선박 발주 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 집계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LNG선 발주량은 65척으로 2017년 17척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올해 발주량은 69척으로 작년보다 더 늘고, 2020∼2027년에는 연평균 63척의 LNG선 발주가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LNG선 시장이 커지는 것은 미국의 적극적인 에너지 수출 기조와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소비정책 등으로 LNG의 글로벌 물동량이 늘어난 동시에 LNG선 운임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이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조선 대형 3사는 시장 호황 덕분에 선박 부문에서는 작년 수주 목표를 모두 채웠다.현대중공업그룹은 133억달러(14조7천962억원) 규모의 일감을 따내 목표했던 132억달러를 초과 달성했고, 대우조선해양은 목표액 66억달러를 넘긴 68억1천만달러(7조5천761억원)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중공업도 63억달러(7조308억원)의 수주액을 달성, 목표치인 51억달러를 초과했다.

업황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LNG선 시장과 달리 최근 수년간 위축세를 보여온 해양플랜트 분야는 올해도 회복세가 더딜 전망이다.올해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투자를 관망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은 돼야 오일메이저들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 신규 물량 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본다.

하지만 최근 국제 유가는 생산량 증대로 재고가 넘쳐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하강 등으로 수요가 둔화하면서 배럴당 40달러 선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석유업체들의 내년 신규 유전개발 예산이 올해 대비 3.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작년의 경우 국제 유가는 한동안 상승세를 지속했다가 국제 정세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등락을 거듭하는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이 때문에 오일 메이저들이 신규 투자에 부담을 가져 당초 업계 기대보다 발주 물량이 적게 나왔었다.
지난해 선박이 아닌 해양 부문 수주 실적은 국내 대형 3사가 모두 부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킹스 키(King's Quay) 프로젝트 건조 계약 1건을 따내 목표액 16억달러 중 5억달러만 채웠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7억달러, 31억달러를 해양 부문 수주 목표로 잡았으나 빈손으로 해를 보내야 했다.

올해 상반기 수주 가능성이 있는 해양 프로젝트가 여러 건 있긴 하지만, 이는 원래 지난해 나오려던 입찰 결과가 미뤄진 것들이다.

현대중공업은 베트남 석유회사 푸꾸옥페트롤리엄이 발주한 '블록B' 프로젝트,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의 '로즈뱅크' 프로젝트, 삼성중공업은 인도 에너지기업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가 발주한 '릴라이언스' 프로젝트의 입찰 결과를 각각 기다리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침체한 해양플랜트 시장은 올해도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할만한 요인이 없다"면서 "해양 부문보다는 당분간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될 LNG선 등 선박 부문에 수주 활동을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