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019 다시 뛰는 기업들] 삼성전자, AI·5G·차량용 반도체 투자 확대

4세대 이상 3D V낸드 공급확대
스마트폰 '이원화 전략' 승부
車전장·자율주행 사업 강화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캐나다 몬트리올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열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해 경영 여건이 작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고 사실상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초호황을 누리던 반도체 기세가 한풀 꺾인 데다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아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모바일 기기, 소비자 가전 등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미래 육성 사업인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차량용 반도체 분야 투자를 늘려 위기에 대응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가 1분기에 저점을 찍은 뒤 2분기부터 차츰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D램은 머신러닝 기반의 AI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고용량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낸드는 4세대 이상 3차원(3D) V낸드 공급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려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부문에선 5G 모뎀을 활용해 중국과 미국 거래처 다각화에 집중하고, 내장형 지문 인식 센서 등 신제품도 선보여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파운드리 부문에선 고객 수를 30%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마트폰 부문에선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시장을 동시에 잡기 위해 이원화 전략을 쓰기로 했다. 프리미엄 시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핵심 부품 혁신을 통한 디자인 차별화와 라인업 다각화로 승부한다. 중저가 시장에선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에서 새로운 기술과 차별화된 기능을 채택해 중국 업체의 도전을 뿌리칠 계획이다. 폴더블 폰과 5G 적용 모델도 선보여 ‘기술의 삼성’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TV 부문은 초대형 제품과 초고화질 제품 판매를 늘려 ‘글로벌 리더’ 자리를 지킬 방침이다. 생활가전 부문에선 빌트인 가전과 시스템 에어컨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삼성 리서치 산하 글로벌 AI 센터를 한층 내실화하고 AI 관련 글로벌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국내외 AI 업체를 추가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랩스를 인수한 데 이어 국내 AI 서비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플런티도 사들였다.

자동차 전장사업과 자율주행 관련 사업도 강화한다. 2017년 인수한 커넥티드카 및 오디오 전문기업인 하만과 함께 커넥티드카 관련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사물인터넷(IoT) 관련 투자도 늘리고 있다.5G 시장의 강자로 도약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미국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 2위 AT&T, 4위 스프린트 등에 5G 통신장비를 공급하며 미국 5G 장비 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지난해 7월에는 2019년 3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 예정인 3.5기가헤르츠(㎓) 대역의 5G 통신장비도 공개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