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스퀘어, 볼드롭 새해맞이…'형형색색 비옷' 구름인파

종일 빗줄기 속 최대 200만명 운집…대테러 경계, 드론 동원
'언론자유 수호' 언론인 11명, 볼드롭 버튼
미국 뉴욕 일대를 종일 적신 굵은 빗줄기도 맨해튼 새해맞이 '볼드롭 행사'의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는 31일(현지시간) 정오부터 수많은 시민이 모여들었고, 저녁 무렵엔 행사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뉴욕 경찰은 최대 20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추정했다.점심 무렵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는 자정까지 쉼 없이 이어졌지만, 그 덕분에 수은주는 영상권에 머물렀다.

자정 무렵 맨해튼의 기온은 화씨 47도(섭씨 8.3도)를 웃돌았다.

형형색색의 우의를 입은 시민들은 빗줄기를 맞으며 맨해튼의 들뜬 분위기를 즐겼다.보안 우려에 우산 휴대는 금지됐다.

몇 시간 동안 빗속에서 서 있었다는 자넷 매이슨(29)은 로이터통신에 "지난해 같은 뼛속까지 시린 강추위보다는 이번 같은 비가 더 낫다"고 웃었다.

텍사스에서 왔다는 다니엘라 라모스(34)는 "어릴 때부터 맨해튼 새해맞이 행사를 TV에서 지켜봤다"면서 "이번 행사는 나의 버킷리스트"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ABC방송의 '뉴 이어스 로킹 이브'(New Year's Rocking Eve)를 비롯해 주요 방송사들은 일제히 특별프로그램을 편성해 타임스스퀘어 현장을 생중계했다.

뉴올리언스,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등에서 원격으로 진행됐다.

스팅,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당내 최고의 팝스타들이 무대를 달궜다.

싱어송라이터 비비 렉사는 존 레논의 히트곡 '이매진'(Imagine)을 부르며 2018년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2019년을 60초 남겨둔 밤 11시 59분, 미국의 새해맞이를 상징하는 '볼드롭'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원 타임스스퀘어' 빌딩 꼭대기에 설치된 깃대 끝에 있던 대형 크리스털 볼이 천천히 40m의 깃대를 따라 하강했다.

지름 12피트(3.7m)에 3만2천256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이뤄진 무게 5.4톤의 크리스털 볼은 눈 부신 빛을 발산했고,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밝혔다.

유명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의 '뉴욕 뉴욕' 노래가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졌고, 3,000파운드(1,361kg) 분량의 오색 색종이가 타임스스퀘어 광장에 흩날렸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일제히 '해피 뉴 이어'를 외치며 환호했고, 서로 포옹하고 키스를 나누며 감격 속에 새해를 맞았다.

특히 올해 크리스 털볼 낙하 버튼은 유명 11명의 언론인이 눌렀다.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카슈끄지의 칼럼을 편집한 캐런 애티아 워싱턴포스트(WP) 에디터, NBC방송의 간판앵커 레스터 홀트, 폭스뉴스 주말 앵커 존 스콧 등이 무대에 올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탄압을 받은 필리핀 온라인 언론사 래플러의 마리아 레사 대표도 참여했다.
맨해튼 곳곳에는 중무장한 경찰과 폭발물 탐지견 등이 배치됐고, 종일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7천명의 인력과 200여대의 대테러 트럭이 동원됐다.

뉴욕시 경찰(NYPD)은 타임스스퀘어 상공에 사상 처음으로 드론을 띄워 공중 감시를 펼쳤다.드론은 전문가들에 의해 무선으로 조종됐고, 추락 위험이 없도록 주요 건물 사이의 설치된 줄을 따라 이동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