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끝 날고 소행성 궤도 진입…새해 우주서 잇단 '신기록'

美 뉴허라이즌스, 우주탐험 사상 가장 먼곳에서 중력도움 비행
美 오시리스-렉스, 역대 최소 천체 궤도 진입 성공
새해 벽두부터 인류의 우주탐사 역사상 새 기록이 잇달아 나왔다.미국 우주선 뉴허라이즌스(New Horizons)는 인류 역사상 태양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중력도움' 비행에 나섰으며, 미국의 또다른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는 역대 가장 작은 천체의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뉴허라이즌스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1일 새벽 0시33분(한국시간 오후 2시33분)께 해왕성 궤도 밖 얼음과 암석이 몰려있는 카이퍼 벨트의 천체 '울티마 툴레(Ultima Thule)'를 지나며 '중력도움' 비행(flyby·플라이바이)을 시도했다.

플라이바이는 천체의 중력에 끌려 들어가다 바깥으로 튕겨 나가듯 속력을 얻는 비행으로, 뉴허라이즌스는 2015년 명왕성 플라이바이에 성공했다.
시속 5만700㎞로 비행하는 뉴허라이즌스는 울티마 툴레의 3천540㎞ 내로 최근접 비행을 시도했다.

성공 여부는 탐사선과 교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10시간가량 지나야 확인된다.

성공하면 역사상 태양계의 가장 끝에서 이뤄지는 첫 중력도움 비행으로 기록된다.카이퍼 벨트의 천체를 이용해 중력도움 비행을 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울티마 툴레는 지구에서 약 65억㎞ 떨어진 곳에 있는 천체로, '알고 있는 세계 너머(beyond the known world)'라는 뜻의 중세시대 용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2006년 뉴허라이즌스 발사 당시만 하더라도 인류는 울티마 툴레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으며 2014년 이 천체가 발견된 이듬해에야 뉴허라이즌스의 탐사가 결정됐다.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대신해 뉴허라이즌스호를 운영 중인 미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미지의 지역에서는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에 앞서 '오시리스-렉스'는 한국시간으로 1일 새벽 4시43분(미 동부시간 31일 오후 2시43분)께 지구로부터 1억1천㎞ 떨어진 원시 소행성 '베누'(Bennu) 주위를 도는 궤도에 진입했다.
베누는 인류가 보낸 우주선이 궤도를 따라 돌게 된 역대 가장 작은 천체다.

또한 오시리스-렉스는 중심부로부터 불과 1.75㎞ 떨어져 궤도를 돈다.

이는 역대 우주선 중 가장 짧은 거리로, 이전 기록은 유럽우주국(ESA)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2016년 5월 혜성 중심부로부터 7㎞ 떨어져 궤도를 돌았던 것이다.

NASA는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할 만큼 충분한 중력이 없는 이렇게 작은 우주 물체에 이만큼 근접해 회전한 우주선은 이전에 없었다"면서 "인류에 하나의 도약"이라고 자평했다.

베누는 폭이 500m가량인 다이아몬드 모양 암석으로 중력이 지구의 100만분의 5에 불과하다.

특히 베누는 2135년에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2천700분의 1에 달하는 위험한 소행성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NASA는 태양계 형성 초기의 비밀을 풀고 소행성의 지구 충돌 위험에 대비하려 탐사선을 파견했다.

오시리스-렉스는 2016년 9월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2년여 긴 비행 끝에 한국 시간으로 지난 4일 새벽 베누의 19㎞ 상공에 다다랐다.

이 탐사선은 이제 62시간에 한 차례씩 베누 궤도를 돌 예정이다.

탐사선은 내달 중순까지 베누 주위를 돌며 샘플 채취 지점을 결정할 탐색 작업을 하다가 내년 3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베누 표면에서 먼지와 자갈 등의 샘플 약 60g을 채취할 예정이다.지구 귀환 예정 시기는 2023년 9월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