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의 위력…새해 음악영화 대거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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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러시아 스타 빅토르 최할리우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900만 명을 돌파한 데 힘입어 2019년 새해에는 외국 음악영화들이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유명 가수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과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을 각색한 실사(實寫) 영화들이다. 그룹 퀸에 관한 할리우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국(6100만달러)에서 미국(1억8500만달러)을 제외한 세계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할리우드 직배사들은 이를 계기로 음악영화를 한국 내 배급 일정의 중심에 내세우고 있다.
음악인생 다룬 '레토' 3일 개봉
할리우드, 음악영화 전진배치
엘튼 존의 '로켓맨' 5월 선봬
뮤지컬 영화 '메리 포핀스…'
'라이온킹' '캣츠' 등 속속 개봉
새해 첫 음악영화는 3일 개봉하는 ‘레토’(감독 키릴 세레브레니코프)다. ‘한국계 러시아 록스타’ 빅토르 최(1962~1990)가 정식 데뷔하기까지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을 러시아 제작사가 그려냈다.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록스타 마이크와 그의 아내에게 신예 뮤지션인 빅토르 최가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라이벌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음악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가 된다. 통제된 사회에서 마이크는 빅토르 최가 검열을 통과해 공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빅토르 최는 사회 비판과 자유에 관한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지만 사람들의 가슴을 곧장 파고든다. 그는 이 도시에서 1주일을 못 버틴다 해도 자신의 나무를 심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 배우 유태오가 2000 대 1의 경쟁을 뚫고 빅토르 최 역을 해냈다. 프랑스 영화 전문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올해의 영화 톱 10’에 선정했다.파라마운트픽처스는 ‘팝의 전설’ 엘튼 존에 관한 뮤지컬 영화 ‘로켓맨’을 오는 5월 선보인다. ‘킹스맨’ 시리즈의 태런 에저튼이 엘튼 존 역을 맡아 직접 노래를 불렀다. 영화는 왕립음악원 재학, 1970~1980년대 전성기, 그리고 약물과 알코올 중독까지, 록스타 엘튼 존을 탄생시킨 인생의 순간들을 스크린 위에 재현할 예정이다. ‘독수리 에디’로 에저튼과 호흡을 맞췄던 덱스터 플레처가 연출했다.
월트디즈니는 동화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들을 실사영화로 선보인다. 오는 2월 개봉하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아내와 엄마를 잃은 마이클과 세 아이에게 다시 돌아온 메리 포핀스가 마법 같은 황홀한 경험으로 행복을 선사하는 뮤지컬 영화다. ‘시카고’의 롭 마셜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제76회 골든 글로브 4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고, 최근 북미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도 올랐다.5월에 나오는 뮤지컬영화 ‘알라딘’은 1992년 북미 및 세계 박스오피스 1위, 역대 북미 판타지 애니메이션 장르에서 흥행 상위 10위에 오른 동명 애니메이션 실사 버전이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동명 뮤지컬의 음악을 도입했다. ‘셜록 홈즈’의 가이 리치 감독이 연출했고 중견 배우 윌 스미스가 출연한다. ‘동물판 햄릿’으로 불리는 ‘라이온 킹’은 사자들이 지배하는 사바나에서 아버지인 킹 무파사를 이어 왕이 될 사자 심바와 동료들의 운명과 모험을 다룬 영화다. 작곡가 한스 짐머의 음악, 영국 뮤지션 엘튼 존, 팝스타 비욘세가 힘을 합쳐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제작했다. 오는 7월 개봉.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겨울왕국’의 두 번째 이야기도 12월에 선보인다. ‘렛 잇 고’의 강렬한 선율을 관객들의 뇌리에 새겼던 1편의 후광을 업고 새로운 멜로디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세계 4대 뮤지컬을 옮긴 영화 ‘캣츠’를 연말께 선보인다. 젤리클 축제에 모인 고양이들이 천상에 올라갈 후보를 선발하는 이야기로 뮤지컬 주제곡 중 최고로 꼽히는 ‘메모리’ 등을 들려준다. 히트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의 톰 후퍼 감독이 두 번째 내놓은 뮤지컬 각색 영화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