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새해 첫 공식행보 주제로 '대만' 선택…양안갈등 예고

시진핑 "무력사용 포기 안해" vs 차이잉원 "중화민국 존재 직시해야"
중국 부상 견제하려는 트럼프의 '대만 카드' 활용 여부도 변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새해 첫 공식 행보로 대만 문제를 택해 올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협의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대만 문제는 미중 갈등의 주요 변수 중 하나인 데다 대만은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 중이어서 중국이 올해 양안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면 높일수록 긴장을 고조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주석은 2일 새해 첫 공식 행사로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회'에 참석해 대만과 평화통일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 주석은 평화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가장 좋은 통일 방안으로 제시하면서도 미국 등을 겨냥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내정 간섭 반대 그리고 무력 사용 가능성 등을 천명했다.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조국통일의 공동 분투를 추진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중 무역 및 군사·외교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 카드'로 강하게 중국을 압박하지 못하도록 미리 경계하고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최근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서도 대만의 독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또한, 지난해 12월 말에는 중국 군용기와 함정들을 대만 주변 영공과 영해에 보내 중국이 대만의 독립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시진핑 집권 2기 정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해라는 점에서 양안 문제에 대해 더욱 바짝 고삐를 당겨 "중화민족의 중국몽을 이루겠다"는 포부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대만 정부 또한 신년 벽두부터 양안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섰다.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취임 후 처음 발표한 신년 담화에서 중국은 '중화민국 대만'의 존재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지난 11월 대만 지방 선거에서 참패까지 한 터라 차이잉원 총통은 지지율 추가 하락과 권력 누수를 막기 위해 중국과 대립각을 더 세울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부상을 강력히 경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대만을 활용해 미중 무역 문제 등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어 양안 갈등을 부채질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11월 말에는 미 해군 구축함 등이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에 나서는 등 지난해만 세 차례 대만 해협에 출현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정치 및 군사적 갈등 속에서도 양안 교류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차이 총통의 2016년 집권 후 양안 관계가 급속히 악화한 가운데 민진당이 지방 선거에 패한 것은 다수의 대만 유권자들이 실익 없는 독립 추구보다는 안정 쪽을 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월에는 중국과 대만 기업가 고위급 회의가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렸으며 대만 타이베이(台北)시와 중국 상하이(上海)간의 도시포럼도 개최되는 등 내부 교류는 여전히 활발한 상황이다.베이징 소식통은 "중국몽을 내세우는 시진핑 주석과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서로 맞지 않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변수까지 있어 올해 양안 관계도 갈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