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던 선풍기업체 신일, 첨단 종합가전 기업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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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중소기업 - 스타기업의 부활
적대적 M&A로 부도설 위기
3년 만에 사상 최대 매출
레트로 냉장고 등 틈새시장 도전
날씨 빅데이터 활용 비용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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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신일이 내놓은 비전은 ‘첨단 종합가전업체’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적용을 확대, 제품 고급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선풍기 명가’에서 종합가전업체로의 변신이다. 경영진은 이를 통해 ‘100년 기업’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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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선풍기업체 신일은 2014년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일부 소액주주가 연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했다. 이들은 8.4%에 불과한 김영 회장의 취약한 지분을 노렸다. 시장엔 부도설이 돌았다. 선풍기업체의 생존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신일 경영진은 “(위기설로) 브랜드가 훼손된 만큼 더 좋은 제품을 제조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서큘레이터 등 신제품이 신일 부활의 원동력이 됐다.신기술 도입에도 나섰다. 신일은 지난해 여름 국내에서 처음으로 IoT 기술을 적용한 신일 IoT 선풍기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전원은 물론 바람 세기, 회전 등을 원격 작동할 수 있는 제품이다. 리모컨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는 편리함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스탠드형 서큘레이터도 히트를 쳤다.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냉방 효과를 높이고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 홈쇼핑 등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올겨울엔 전기료를 획기적으로 낮춘 ‘에코 히터’를 내놨다. 올여름엔 IoT 기술을 적용한 서큘레이터를 출시하는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차별화 제품을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날씨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신일 매출은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매출의 70%가 냉난방 등 계절가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신일은 기상청이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일별 최고·최저·평균기온, 상대습도 등 날씨 정보와 주간 제품 판매량 등의 빅데이터를 구축해 전사적으로 공유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수량, 단가, 물량 스케줄을 전략적으로 분석해 생산 계획을 세운다. 이를 통해 임차료 인건비 작업비 관리비 등을 줄여 연간 약 30억원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