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2심 끝날 때 하고 싶은 말 있다"…재판부 "중간엔 서면으로 내달라"

118일 만에 법정 출석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의 재판 ‘2라운드’가 막을 올렸다. 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가 진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은 각각 준비한 1시간가량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항소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을 대리 중인 강훈 변호사는 1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다스 비자금 242억여원 횡령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강 변호사는 “검찰은 다스 임원 등을 통해 이 전 대통령에게 비자금이 전달됐고 이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추측에 불과하다”며 “아무런 물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신빙성이 부족한 관련자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6일 열린 1심 결심 공판 이후 118일 만에 법정에 출석했다.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방청석을 찾은 둘째 딸 승연씨를 비롯해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재오 전 국회의원 등 측근 10여 명과 일일이 눈인사를 나눴다. 이 전 대통령이 재판이 끝나기 직전 자리에서 일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나 2심 종결 시점에서 하겠다”고 말하자 재판부는 “사정상 항소심 심리 절차가 끝나기 전에는 서면으로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 때와 달리 재판 전략을 수정해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측근 등 15명을 대거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오는 9일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11일 제승완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처남댁 권영미 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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