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中企들 "주휴수당이 뭐죠…처음 듣는데"

바뀐 시행령에 '무방비'

"최저임금 올려주기도 벅찬데…올해도 10% 이상 감원 검토"
2일 경기지역에 있는 한 주조업체 K사장과 통화를 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포함 등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그는 되물었다. “주휴수당이 뭔데요?” 알아보고 연락하겠다고 했다. 한 시간 뒤 전화를 한 그는 “그동안 월급으로 적당히 책정해서 줬는데 주휴수당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고 하니 임금체계를 다시 정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시무식을 했다는 중소기업은 찾기 힘들었다. 희망찬 새해 다짐보다는 최저임금 인상 등 산적한 현안이 중소기업인들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에 더해진 주휴수당 부담에 영세 중소기업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중소기업인들이 주휴수당의 개념을 모르거나, 경리직원이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는 실정이다. 대부분 ‘월급 200만원’ 등으로 책정하고, 직원들도 세부 명세를 요구하지 않는다. 인천 남동공단의 전기부품업체 사장도 “주휴수당이라는 것을 처음 들어본다”며 “잡혀가지 않으려면 새해 벽두부터 임금체계를 전부 바꿔야겠다”고 했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적자를 봤다는 그는 올해는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했다.

어떤 기업인은 최저임금발(發) 경영 악화에 대비해 인력을 줄이는 등 선제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 이상 감원을 생각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수도권의 한 중소기업 사장은 “인건비가 뛰어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예 법인세를 안 내기 위해 임직원 연봉을 올리는 것도 고민해 봤다”고 털어놨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