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헬리오시티' 전셋값 급락…강남권 초강력 '입주쇼크' 예고?

긴급진단

'송파 헬리오시티' 역대 최대 규모 입주


▶구민기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지난 연말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전셋값이 입주를 시작하자마자 5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헬리오시티의 전세가격 동향과 주변 지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전 기자님, 보통 새 아파트가 입주할 때 전셋값이 떨어지긴 하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이 떨어진 거죠.
▷전형진 기자
전용 84㎡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5억원대 물건들이 늘었는데요. 지난 가을 사전점검 때와 비교해 보면 2억원 정도 빠졌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당시엔 면적이 더 좁은 전용 59㎡가 6억원 중반대였거든요. 물론 5억원대라는 건 최저가 기준이기 때문에 전체 시세를 나타내는 대표성이 있다고 보긴 힘듭니다. 집주인이 대출을 끼고 있어서 세입자가 후순위로 들어가야 한다거나 1년짜리 단기임대 등 조건이 안 좋은 물건들이 이 정도 가격까지 내려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구민기 기자
단지가 워낙 크기 때문에 편차가 있겠지만 일반적인 조건의 전세가격은 어떤가요
▷전형진 기자
6억원대 초중반 정도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 얘기입니다. 통계를 봐도 그렇습니다. 전세거래 신고된 걸 월별 통계를 내봤더니 전용 84㎡ 10월엔 평균 7억2000만원에서 12월엔 6억3000만원대로 내려왔어요. 전세거래의 경우 실무적으론 중개업소에서 따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긴 한데요. 지난달의 경우 최저 5억원짜리 거래가 확인 됐고, 최고 7억9000만원짜리도 있었습니다.

▶구민기 기자
두 달 전 전세 계약한 사람은 2억원 비싸게 주고 들어간 셈이네요.▷전형진 기자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습니다. 입주 충격은 실제 입주가 시작돼야 본격화된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증명됐습니다. 전세 실수요자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입주가 시작되고 나서 전셋집을 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구민기 기자
포털사이트로 찾아보니 전세물건만 4000건 가까이 등록됐던데 더 늘어날까요.

▷전형진 기자
한 집주인이 여러 중개업소에 내놓는 중복매물을 빼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최종적으로 전체 가구수의 30%인 3000가구 정도가 전세 물량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어요. 과거에 이 단지가 공사할 때 예상했던 것보단 줄어든 겁니다.▶구민기 기자
저도 취재를 하다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때문이라고요?
▷전형진 기자
네. 지난해 9·13 대책에서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을 손봤는데요. 원래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때는 실거래가 9억원까지 비과세를 하고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선 보유기간에 따라 세액을 공제해줍니다. 이게 장기보유특별공제예요. 그동안은 10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80%를 공제해줬는데, 2020년 이후에 판다면 단순히 보유만 하는 게 아니라 2년 이상의 거주요건을 맞춰야 똑같은 공제를 해줍니다. 만약 거주요건을 못 맞추면 15년 동안 보유해도 공제율이 30%밖에 안 돼요.

▶구민기 기자
거주요건을 맞추려고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면서 예상보단 전세물건이 줄었다는 거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유독 헬리오시티 전세가격만 초미의 관심이 된 이유가 있을까요?
▷전형진 기자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요. 첫째는 입주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주변 전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입니다. 헬리오시티는 가구수만 9510가구인데요, 단일 단지로는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최근 지정된 3기 신도시 중에서 과천 신도시가 7000가구로 가장 작았죠. 그러니까 중소 규모 신도시 하나가 새로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단지 입주로 송파구는 물론 강남구 위례신도시 하남시 전셋값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구민기 기자
다른 이유는 어떤 거죠?

▷전형진 기자
헬리오시티 이후에도 주변에서 입주할 단지가 많기 때문이죠. 강동구에서 고덕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들이 6월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하는데 1만 가구 정도 됩니다. 헬리오시티와 합치면 서울 동남권에 2만 가구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거죠. 2년 뒤에 둔촌주공 재건축까지 고려하면 단기 물량이 엄청난데요, 보통 서울 동남권이라고 부르는 이들 지역의 전셋값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고, 그 전초전이 헬리오시티이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구민기 기자
헬리오시티가 4월 1일까지 입주를 하는데 가면 갈수록 전셋값이 더욱 떨어질 것이다, 특히 동남권은 초토화될 것이다, 이렇게 보는 전문가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전형진 기자
송파구 재건축 이주 수요 때문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이런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만 대체적으로 약세 전망에 무게추가 쏠린 건 사실입니다. 풍부한 입주물량 때문에 올해 서울 강남4구 전세시장은 최근 10년 이내에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서울보단 오히려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 같은 주변 도시의 충격이 더 클 거라고 분석하는 분들도 있어요. 유진투자증권의 이상우 연구위원 의견인데요. 새 아파트 입주로 서울과 주변 도시의 전세가격 격차가 없어지면 그때를 이용한 갈아타기 수요가 발생하면서 주변 도시 전셋값은 더 크게 떨어진다는 거죠. 지난달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송파구나 강동구보단 하남시의 전세가격이 더 많이 떨어졌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구민기 기자
그렇군요. 전세가격은 생활권역별 수급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이 크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네요. 전셋집을 찾는 분들은 주변 입주 물량이나 입주 조건을 잘 살펴보고 집을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세보증보험 같은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도 있어 보이고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책임 프로듀서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전형진·구민기 기자 촬영·편집 한성구 인턴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