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쇼크'에 코스피 2000선 붕괴…2년1개월 만에 최저

'안전자산' 엔화 강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8.7원 상승
코스피가 미국의 간판 IT 기업 애플발 충격으로 3일 2,000선 아래로 내려가며 약 2년 1개월 만의 최저치로 마감했다.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30포인트(0.81%) 내린 1,993.70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81포인트(0.09%) 오른 2,011.81로 출발했으나 약세로 전환해 장중 한때는 1,991.65까지 내렸다.장중 기준으로는 작년 10월 30일의 1,985.95 이후 최저치다.

앞서 애플은 2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2019 회계연도 1분기(국내 12월 결산법인 기준 2018년 4분기) 매출 전망치를 애초 890억∼930억 달러(99조9천억∼104조4천억 원)에서 840억 달러(94조3천억 원)로 낮춰 잡았다.

이와 관련,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화권 경제악화의 수준을 내다보지 못했다"고 전망치를 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중국 매출 피해를 봤다고 언급하면서 중국 경기둔화 이슈가 시장에서 부각됐다"며 "그 여파로 반도체 업종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애플 실적이 시장에 영향을 준 가운데 외국인 선물 매도가 기관 프로그램 매도로 이어진 수급 변수도 원인이었다"며 "환율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1천6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619억원, 1천15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삼성전자(-2.97%)와 SK하이닉스(-4.79%)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셀트리온(-1.86%), LG화학(-2.67%) 등도 하락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0.67%), 현대차(2.19%), 한국전력(2.20%), SK텔레콤(1.10%), NAVER(3.39%) 등은 올랐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2.49%), 전기가스(2.01%), 은행(1.24%) 등이 강세였고 전기·전자(-3.10%), 종이·목재(-2.92%), 의약품(-1.61%) 등이 약세였다.

오른 종목은 304개였고 내린 종목은 528개에 달했다.

67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쳤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매도 우위, 비차익 거래는 매수 우위로 전체적으로는 1천923억원의 순매수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량은 약 4억2천만주, 거래대금은 5조3천억원가량이었다.

코스닥지수는 12.35포인트(1.85%) 내린 657.02로 마감했다.

지수는 2.95포인트(0.44%) 오른 670.83으로 개장했으나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64억원, 1천11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는 셀트리온헬스케어(-1.24%), 신라젠(-2.86%), CJ ENM(-2.70%), 바이로메드(-4.80%), 포스코켐텍(-4.33%), 메디톡스(-5.35%), 에이치엘비(-3.67%), 펄어비스(-0.15%), 코오롱티슈진(-4.49%), 스튜디오드래곤(-0.99%) 등 10위권 내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6억3천만주, 거래대금은 3조6천억원 수준이었다.

코넥스시장에서는 120개 종목이 거래됐고 거래량은 약 36만주, 거래대금은 22억원가량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8.7원 오른 1,127.7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역시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영향이 컸다.

엔화 가치는 3일 오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04.87엔까지 올라갔다.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