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이슈' 터지면 곤혹스런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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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Wi-Fi자유한국당이 새해 벽두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 이슈가 터져나오면서 곤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이순자 여사가 지난 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편인 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 아버지’라고 언급해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음에도 한국당만이 침묵하고 있다.
이순자 "민주주의 아버지" 발언
4당 강력 비판…한국당은 침묵
"부인하기 어려운 불편한 과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자식이 아버지 얘기를 하고, 아내가 남편 얘기를 하고, 아버지가 자식 얘기를 하는 건 말하자면 극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남편에 대해 한 사사로운 얘기를 문제 삼기가 (부적절하다)”라며 “(전 전 대통령은) 공직을 떠난 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여사의 발언이 있은 지 하루가 넘도록 당의 공식 논평은 물론 지도부의 발언조차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설명인 셈이다.반면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4당은 즉각 대변인 논평을 동원해 공세를 취했다. 민주당은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바른미래당도 “반성 없는 뻔뻔함”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망발을 멈추라”며 격앙된 표현을 사용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였다.
한국당은 창당 이후 여태까지 전 전 대통령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 표명을 자제해 왔다. 5공화국을 ‘계승’하거나 ‘절연’한다는 등의 발언도 하지 않았다. 실제 한국당 당사와 국회 당 지도부 집무실에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등 세 명의 사진만 걸려 있다.
한 정치학자는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만든 ‘민주정의당’이 오늘의 한국당에 이르기까지 명맥이 무관하지 않은 만큼 전 전 대통령 존재를 무조건 부인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며 “전 전 대통령은 한국당으로선 불편한 과거”라고 지적했다.정치권 관계자는 “오는 7일 광주에서 열리는 전 전 대통령의 ‘5·18 재판’을 앞두고 한국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다른 정당과 재야의 목소리가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