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中, 더 치열해진 5G 전쟁…영화 '킹스맨' 홀로그램 회의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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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CES…5G 기술 경연장미국 프로농구(NBA)팀 새크라멘토 킹스는 지난해 말 홈구장 골든1센터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농구 경기를 360도 영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회사 버라이즌이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개발한 서비스다. 앞으로 경기장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5G 기반의 VR 농구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8일 美 라스베이거스서 개막
5G,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20배 빠르고 기기 100만개 연결…자율주행·스마트공장에 효과적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 물리세계+디지털 서비스 소개
5G시대 로봇·스마트시티 주제로 AT&T 존 도너번도 기조연설
SK텔레콤 '홀로박스' 기술 공개…KT·LG유플러스, 5G 서비스 집중
오는 8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는 이 같은 5G 기술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가 5G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일 주인공이다. 5G는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VR,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 서비스의 기반이기 때문이다.기계 간 통신 대폭 늘어날 것
5G의 특성은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다. 5G 이동통신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0기가비트(Gbps)에 이른다.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 대비 20배 이상 빠르다.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생기는 지연 시간이 0.001초 이내다. 또 반경 1㎞ 이내 IoT 기기 100만 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도 있다.
지연 시간이 짧고, 다양한 기기를 한꺼번에 연결하면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등에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영화 ‘킹스맨’에서 요원들이 3차원(3D) 홀로그램으로 원탁회의를 하는 장면도 현실이 될 수 있다.IoT 기술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5G 시대에는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 도시, 공장 등의 각종 기기에 통신모듈이 장착된다. 기계 간(M2M) 통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버라이즌, AT&T 등 5G 기술 공개
올해 CES 전시회장 곳곳에는 5G를 주제로 한 글로벌 업체들의 다양한 기술 경연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첫날 기조연설을 통해 5G 서비스를 중심으로 물리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융합하는 서비스를 소개한다. 그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축에서부터 교육, 환경 개선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5G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버라이즌은 지난해 10월 집과 사무실 등에서 제한적으로 쓸 수 있는 고정형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내놨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자사 가입자에게 모바일 5G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 2위 통신업체 AT&T의 존 도너번 CEO는 5G 시대의 로봇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AT&T는 지난해 9월 로스앤젤레스(LA) 시정부와 ‘스마트시티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AT&T의 IoT 기술을 활용해 LA의 교통, 공공안전, 자연재해 등에 대비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마이클 지토 AT&T 부사장은 “LA와 손잡고 주거와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문제를 탐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5G 경쟁도 치열5G의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 간 ‘보안 전쟁’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는 미국 정부와 기업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미국 측은 화웨이의 통신장비 보안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왔다.
하지만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최근 신년 메시지에서 “화웨이가 없는 5G 시장은 스타 없는 NBA처럼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 3대 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은 지난달 5G 주파수 사용 허가를 받으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은 올해 광저우 쑤저우 등 중국 내 6개 도시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차이나유니콤은 베이징 톈진 칭다오 등 16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펼친다.
한국, 5G 주도권 이어갈까
한국의 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일 세계 첫 5G 이동통신 전파를 송출하면서 기업용 5G 서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올해 CES에서 AI 기반 아바타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홀로박스(HoloBox)’ 등 5G 실감 미디어 기술을 공개한다.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VR 공간에 모여 3D 콘텐츠를 공유하며 대화하는 ‘소셜VR’(가칭)도 개발하고 있다.KT와 LG유플러스 역시 5G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KT는 바리스타 로봇이 일하는 무인카페를 서울 강남에 열었다. LG유플러스는 라스베이거스의 ‘태양의 서커스’를 3D VR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실리콘밸리=안정락 특파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