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새해 첫 현장 방문은 '5G 장비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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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통신장비 공장 가동식 참석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5세대(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새해 첫 경영 현장 방문이다. 삼성의 새로운 성장 엔진 발굴에 주력해온 이 부회장이 인공지능(AI), 바이오, 전장부품에 이어 5G 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꺾이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주력 사업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5G 시대' 주도 의지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서 도전자 자세로 경쟁 나서자"
구내식당서 직원들과 점심도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사업장의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5G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총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제시한 ‘4대 미래성장 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날 현장 방문은 삼성이 ‘5G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아직 ‘추격자’에 속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 점유율은 7.2%로, 화웨이(30.7%) 에릭슨(26.8%) 노키아(22.6%)에 한참 뒤처진다.
5G 시장 성장세는 가파를 전망이다.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스마트시티 등의 사업에 5G 인프라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최근 동맹국들에 중국 화웨이 장비의 사용을 금지한 것도 삼성전자에는 기회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 KT 등 국내 통신사뿐만 아니라 미국 AT&T, 버라이즌 등과도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5G에 ‘1등 DNA’ 심는다
5G 장비부터 단말기, 반도체까지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것도 삼성전자의 강점이다. 지난해 8월에는 업계 최초로 5G 표준 멀티모드 모뎀 개발에도 성공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퀄컴 서밋’에서는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이 부회장이 5G 전환기를 맞아 도전자의 자세를 강조한 것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판’이 열릴 때마다 이를 역전의 기회로 만들어온 경험 때문이다. TV가 브라운관에서 디지털로 바뀔 때 당시 업계 1위였던 일본 소니를 꺾고 글로벌 TV 시장 1위로 올라섰다. 휴대전화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될 때 과감한 투자로 글로벌 선두 기업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5G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네트워크 시장에서 역전 신화를 다시 일궈 내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새해를 맞아 임직원들과의 소통에도 나섰다. 이날 수원사업장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일부 직원은 이 부회장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