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대 美의회 개원…펠로시 신임 하원의장 '셧다운' 시험대 올라

펠로시, '장벽 예산 0' 예산안 처리 방침…여야 충돌 불가피
8년 만에 '여성 하원의장 시대'…역대 최다 여성의원 등원
미국의 제116대 연방의회가 3일(현지시간) 개원하고 2년 임기에 들어갔다.이번 의회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양분함에 따라 주요 법안과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가파른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8년 만에 하원 탈환에 성공한 민주당은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마이웨이' 행보로 재선 가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저지하기 위해 불꽃 튀는 공방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6 중간선거에서 선출된 하원의원(임기 2년) 434명과 상원의원 34명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선서식을 하고 임기를 개시했다.하원 정원은 435석이나 1석(노스캐롤라이나주 9선거구)은 아직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아 공석이다.

하원은 이날 개회식에서 민주당 낸시 펠로시(68) 의원을 하원의장에 선출했다.

펠로시 의원은 하원의원들의 호명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선거에서 220표를 얻어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의원(192표)을 꺾고 당선됐다.235석을 차지한 민주당에서 12명의 하원의원이 '제3의 인물'을 호명하는 것으로 펠로시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았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이로써 펠로시 의장은 2007~2011년 미 역사상 여성 최초로 하원의장을 역임한 데 이어 8년 만에 다시 '여성 하원의장 시대'를 열었다.

하원의장은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서열 3위에 해당한다.펠로시 의장은 공화당 원내대표인 매카시 의원으로부터 하원의장의 상징인 의사봉을 넘겨받은 뒤 연설에서 "우리의 일이 쉽고 (여야) 모두가 항상 동의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서로 동의하지 않을 때도 우리는 서로를, 그리고 진실을 존중한다는 것을 맹세하자"며 협력을 당부했다.

13일째를 맞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사태는 펠로시 의장의 첫 시험대이자 여야의 첫 충돌지점이 될 전망이다.

펠로시 의장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사태를 종식해야 한다며 '민주당표 예산안' 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 것이든 간에 먼저 토론할 것"이라며 "민주당 예산안을 상원 공화당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예산안은 셧다운 사태의 발단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건설비 50억 달러 가운데 한 푼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

공화당은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와 함께 의사당에 처음 입성한 초선 의원들을 "혁신적인 신입생"이라고 치켜세우고 "함께 일하며, 모든 가족의 아메리칸 드림 약속을 되찾고 모든 공동체의 발전을 증진하자"고 주문했다.

8년 만에 여성 하원의장을 재탄생시킨 116대 의회에는 사상 최다인 총 127명(상원 25명, 하원 102명)의 여성 의원이 등원했다.

이들은 특히 민주당 내 진보색채를 한층 강화하며 '여풍'(女風)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새 의회에는 각종 '최초' 기록을 보유한 의원들의 입성이 잇따랐다.

팔레스타인계인 일한 오마르(미네소타·민주)와 소말리아계인 라시다 틀레입(미시간·민주) 하원의원은 미 정치사상 첫 무슬림 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레즈비언인 샤리스 데이비스(캔자스·민주)는 최초의 여성 원주민(인디언) 하원의원이 됐고, 만 29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테즈(뉴욕·민주)는 최연소 연방 하원의원으로 기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