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닛산 '더 뉴 엑스트레일', 잘 팔린다지만…"소음·힘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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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주행에 강점한국닛산이 2년여 만에 신차를 내놓고 본격적인 ‘과거의 영광 재현’에 나섰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더 뉴 엑스트레일(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실적의 허리 역할을 하던 캐시카이 빈자리를 메우고 SUV 라인업을 넓혔다.
엔진 소음 커…동력 성능 부족
불편한 실내 구성
대형 세단 스테이츠맨 떠올라
현지화 등 상품성 높여야
지난 3일 더 뉴 엑스트레일을 타고 경기 용인에서 출발해 약 50㎞ 구간을 달렸다. 도심 내 일상 주행에 강점을 보였다. 그러나 힘이 부족하고 엔진 소음이 상당했다. 손이 가지 않는 각종 편의 장치는 ‘값어치를 할까’란 생각을 들게 했다.더 뉴 엑스트레일은 준중형 SUV지만 차체가 크다. 전장(길이)은 4690㎜, 전폭(너비)은 1830㎜, 전고(높이)는 1725㎜다. 국산차 중 투싼(4480㎜)보다는 길지만 싼타페(4770㎜)보다는 짧다.
시동을 걸고 시내를 달렸다. 운전대(스티어링 휠)이 매우 가벼워 조향과 주차가 매우 편했다. 시트를 높이지 않아도 시야가 탁 트여 초보운전자도 걱정 없이 운전할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주로 가족이 함께 타거나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 최적화됐다는 느낌이다.다만 시승 할수록 기대 이상의 장점을 찾긴 어려웠다. 고속주행에서 아쉬운 대목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도 엔진 회전수(rpm)가 치솟을 뿐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다. 더 뉴 엑스트레일은 2.5L 가솔린(휘발유) 엔진이 들어갔다. 최고 출력 172마력, 최대 토크 24.2㎏·m의 힘을 낸다. 시속 100㎞보다 속도를 올리자 엔진 회전수는 6000을 넘어섰다. 이따금 가속을 반복하자 5000~6000까지 솟구쳤다. 탑재된 무단변속기가 촘촘하게 제 역할을 내지 못했다. 순간 디젤(경유)차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동승자는 “차량이 버거워 하는 게 느껴진다”며 “타기 좋은 도심형 SUV지만 장거리 운전은 힘들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불편한 점이 있었다. 주행 모드와 스티어링 휠 열선 버튼은 운전석 좌측 아래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다. 손이 닿지 않아 도무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다. 시트 열선의 경우 콘솔박스 쪽으로 팔을 뻗어야만 했다. 과거 한국GM의 대형 세단 스테이츠맨처럼 국내 시장에 현지화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이 밖에 차 값인 3460만~4120만원을 감안할 때 편의 장치가 부족했다. 조수석 시트 높이 조절 장치, 뒷좌석 열선 시트가 없다. 창문을 한 번에 내리는 오토 윈도우는 운전석만 적용돼 있다. 마감 품질 역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더 뉴 엑스트레일은 2000년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된 이후 600만 대 이상 팔렸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베스트셀링 SUV로 기록됐다. 다만 내수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상품성 개선’이란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차를 사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올라가고 있다.용인=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