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만 닿아도 찌릿한 치경부마모증…옆으로 닦는 칫솔질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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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매년 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건강계획을 세운다. 대부분 체중관리, 운동, 금연 같은 계획을 세우며 전신 건강에 신경 쓰지만 치아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치아는 질환이 생기지 않으면 관리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데다 평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치아 건강은 오복으로 불릴 정도로 일상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치주질환, 충치 등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1000만 명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누구나 겪는 질환이다. 새해를 맞아 치아 건강을 지키는 방법 등을 알아봤다.충치 있으면 치아 살리는 치료부터 선택해야2017년 충치로 치과를 찾은 환자가 600만 명에 육박했을 정도로 환자가 많다. 국민 9명 중 1명이 충치로 치과를 찾았다. 흔한 질환이지만 병이라는 인식이 높지 않은 질환이기도 하다. 음식을 먹은 뒤 양치질을 꼼꼼히 하지 않으면 세균이 입속에 남은 여러 성분을 분해하는데 이 과정에서 산성물질이 생긴다. 이 물질이 치아를 파괴하면 충치가 발생한다. 양치질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잇몸 경계 부분이나 치아 사이에 생긴다. 당뇨 같은 전신질환이 있거나 침 분비가 줄어 입속이 건조해지면 충치가 많이 발생한다. 입을 마르게 하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칫솔질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충치의 원인이다.
튼튼한 치아도 福…건강하게 관리하려면
조기 치료로 치아 수명 늘려야
충치 심해도 무조건 발치보단 영구치 살리는 보존치료 중요
방치 땐 뿌리·신경까지 염증
노화로 인한 치주질환 주의
잇몸색 붉게 변하고 입냄새…치아와 잇몸 경계선 닳기도
아래서 위로 회전하며 양치질해야
틀니는 전용치약으로 세척
임플란트도 스케일링 필수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어 발견하기 어렵다. 가만히 있어도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충치가 진행된 상태다. 반드시 치과를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충치를 치료할 때는 치아를 최대한 살리는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성장이 끝나지 않은 미성숙 치아에는 치아를 살려주는 치료가 더 중요하다. 이진규 강동경희대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성인들도 신경치료를 하기 전 치아를 보존하는 치료를 통해 치료 범위를 줄이는 치료가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치아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잇몸 염증 때문에 치통을 호소하는 환자라면 재생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다 자라지 않은 치아의 염증을 없애고 염증 때문에 멈춘 치아 뿌리가 성장하도록 돕는다. 건강한 신경과 근관 조직을 남겨 생체 친화 재료를 넣어 재생시켜준다는 의미로 재생근관치료라고 부른다. 이 치료를 하면 치아 뿌리가 성장해 치아 수명이 길어진다. 모두가 재생근관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의와 상담해 이 치료를 할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신경치료는 치아 내부에 신경과 혈관이 많은 치수라는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치수는 잇몸뼈 속 치주인대, 혈관, 신경 등과 이어져 있다. 충치가 생겨 치수가 감염되면 통증이 심하다. 이를 제거해 통증을 없애고 치아만 제 기능을 하도록 살리는 방법이다. 신경치료를 한다고 모든 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충치는 시간이 지나면 치아를 보존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 교수는 “방치하면 치수나 잇몸 주위 조직에까지 질환이 생긴다”며 “조기에 치료하고 주위 조직으로 질환이 퍼지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 치아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정기적으로 구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매년 스케일링을 해 치석을 제거해야 한다.
불쾌한 입냄새 계속되면 치주질환 의심
치주질환도 흔한 치과 질환이다. 2017년 환자는 1500만 명을 넘어섰다. 40세 이상 성인의 80~90%가 치주질환을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치석과 치태 때문에 생긴다. 음식을 먹고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치태가 쌓이고 굳어 치석이 된다. 딱딱한 치석에 세균이 살면서 염증을 일으킨다.대한치주학회에 따르면 칫솔질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치아가 뜬 느낌이 든다면 치주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잇몸 색이 붉게 변하고 부은 느낌이 들거나 건드리면 아플 때도 마찬가지다. 불쾌한 입냄새가 계속 나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치아 위치가 씹을 때마다 변하고 치아가 흔들리는 느낌이 드는 것도 치주질환 증상이다. 예방을 위해 음식을 먹은 뒤 바로 양치질을 해야 한다. 치실도 사용해 잇몸을 구석구석 닦아야 한다.
잇몸 경계 부분 치아 표면이 닳는 치경부 마모증 환자도 많다. 칫솔질을 좌우로 빠르고 세게 하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잘 때 이를 갈거나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찬물이나 찬바람이 치아에 닿으면 시린 증상을 호소한다. 초기에는 파인 부분을 레진으로 메워 증상을 줄인다. 치아가 많이 닳아 치수 조직이 노출되면 신경치료, 보철치료 등을 한다. 초기 증상이 있다면 솔이 부드러운 칫솔을 선택한다. 칫솔질할 때는 칫솔 잡은 손목을 아래에서 위로 돌리며 치아를 닦는 회전법을 활용한다. 정기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틀니, 임플란트 관리도 중요치아에 문제가 생겨 틀니를 착용하거나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면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틀니는 1~2개월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완전히 고정되지 않기 때문에 입안이 헐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발음이나 얼굴 모양이 어색해지고 음식을 먹을 때도 불편함을 호소한다. 안진희 유성선병원 치과 보철과 과장은 “틀니로 씹는 힘은 원래 치아로 씹는 힘의 5분의 1 정도”라며 “부드러운 음식을 최대한 천천히 씹어야 한다”고 했다.
틀니도 식사를 한 뒤에는 빼서 닦아줘야 한다. 일반 치약 대신 틀니 전용 치약을 쓰는 것이 좋다. 연마제가 들어있지 않은 틀니 전용 세제도 괜찮다. 뜨거운 물로 씻으면 모양이 바뀔 우려가 있어 찬물로 씻어야 한다. 틀니를 끼고 자면 잇몸 조직이 쉬지 못해 손상되기 쉽다. 자는 동안 틀니를 공기 중에 두면 건조해지고 변형될 수 있다. 찬물에 담가둬야 한다. 치아가 빠지면 잇몸뼈가 점점 밀려 들어간다. 틀니를 1년 넘게 쓰면 헐거워지는 이유다.
임플란트 치아도 잘 관리해야 한다. 안 과장은 “임플란트가 닳거나 깨지면 고치거나 교체해야 한다”며 “칫솔질로도 찌꺼기가 잘 제거되지 않는 부분에는 치석이 쌓이기 쉬워 6개월~1년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bluesky@hankyung.com
도움말=안진희 유성선병원 치과 보철과 과장, 이진규 강동경희대병원 치과보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