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옥·감초·신데렐라…'만능 주사'의 실체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수액은 정맥으로 영양분 전달
심혈관 기능 약한 사람에겐 毒

피로해소 효과, 의학적 근거 부족
자주 맞으면 소화기능 떨어질 수도
며칠 전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진료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데 현란한 광고판이 눈에 들어왔죠. ‘면역력을 높여주는 마늘주사, 피부미용에 좋은 신데렐라주사 5만원, 원장님과 상담하세요.’

설명을 보니 각종 비타민과 영양성분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피곤하던 차에 한번 맞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백옥주사 감초주사 등 다양한 이름의 주사가 인기라고 합니다. 가정의학과 피부과 등에서 이런 주사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요. 개원가에서 주사제의 성분과 효능을 과대 포장하다 보니 ‘만능약’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수액은 정맥을 통해 수분과 영양분을 전달해 즉각 효과를 느낄 수는 있지만 심장 신장이 약한 사람은 심혈관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습니다. 중증 고지혈증, 간기능부전, 신부전,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섣불리 영양수액을 맞아선 안 됩니다. 주사의 성분과 효과를 제대로 알고 의료진과 상의해서 맞아야 합니다.일반인이 미용주사로 오해하는 주사제는 백옥주사와 신데렐라주사인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맞았다고 해서 유명해졌죠. 백옥주사는 글루타티온 성분이 들어 있어 체내에서 건강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제 역할을 합니다. 알코올 중독, 만성 간질환 환자의 간 기능을 개선하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암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신경성 질병의 예방을 위해서도 투여합니다. 백옥주사를 맞는다고 얼굴이 하얘지는 건 아닙니다.

신데렐라주사도 백옥주사와 마찬가지로 항산화 작용과 체내 효소 활성화 작용을 합니다. 지방산의 일종인 티옥트산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피로가 풀리면서 예뻐진다는 뜻으로 이름 붙였다는데, 이것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감초주사는 한약재 감초 뿌리에서 유래한 글리시리진산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체내 효소 기능을 억제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활성화합니다. 두드러기, 습진,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의 보조요법으로 사용되거나 약물중독의 보조요법, 만성간질환의 간기능 개선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마늘주사는 마늘의 알리신 성분을 조합해 주사를 맞으면 마늘과 같은 매운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푸르설티아민이 들어있어 탄수화물 대사과정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비타민B1이 부족하거나 신경통 근육통 관절통을 완화하는 데 쓰입니다. 이런 주사들은 영양보충, 피로해소 효과가 있지만 일시적일 수 있고 부작용도 있습니다. 갑자기 혈색이 나빠지거나 혈압 저하, 발진, 구토, 두통이 올 수 있습니다. 효과를 봤더라도 습관적으로 수액을 맞으면 소화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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