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20억원은 너무 비싸"…개포 루체하임 보류지 매각 무산
입력
수정
지면A28
3가구 입찰…응찰자 없어서울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 아파트 보류지 매각이 유찰됐다.
4일 일원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지난달 말 열린 보류지 매각에 응찰자가 없어 보류지 3가구가 모두 유찰됐다”고 밝혔다. 보류지는 재건축 조합이 조합원 물량 누락 등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예비용으로 남겨두는 물량이다. 통상 조합이 준공 이후 경쟁입찰 방식으로 처분한다.이 단지는 전용면적 59㎡A형, 71㎡C형, 121㎡A형 등을 지난달 27일 경쟁입찰에 부쳤다. 31일 개찰해 오는 8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유찰로 매각이 무산됐다.
입찰 최저기준 가격이 높았던 데다 단기간 많은 현금을 동원해야 해 응찰자가 없었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업소 설명이다. 입찰 최저가인 매각 기준가격은 같은 주택형 일반분양가의 1.5~1.95배로 책정됐다.
2016년 동·층에 따라 8억9900만~9억7900만원에 일반분양된 전용 59㎡A는 이번 매각에서 최저 17억6000만원에 입찰을 받았다. 전용 71㎡C는 10억6000만~11억3700만원에 일반분양됐고, 매각 기준가는 19억8000만원으로 잡혔다. 전용 121㎡A는 일반분양가(16억8000만~17억9900만원)보다 약 10억원 높은 27억9900만원 이상에 입찰을 받았다. 계약 체결 당일 낙찰가의 50%를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 50%는 2월9일 안에 납부하는 조건도 붙었다.
단지 인근 I공인 관계자는 “약 두 달 안에 20억원 가까운 현금을 동원해야 한다는 조건이 만만찮았다”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입찰 최저가를 높인 것도 유찰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 단지 전용 59㎡ 분양권은 지난해 9월 16억85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달 말 16억4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전용 71㎡는 매각 기준가보다 약 2억원 낮은 17억원 중반에 매물이 나와 있다. 조합은 이달 내 남은 보류지 처분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달 말께 대의원회의를 열어 보유지 처분 방식을 논의할 것”이라며 “보류지 경쟁입찰 대신 개별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래미안 개포 루체하임은 개포택지개발지구 중 처음으로 재건축해 입주한 단지다. 전용 49~182㎡ 850가구로 이뤄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