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産銀, 동부제철 판다…이르면 내달 본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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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 유상증자 참여 방식▶마켓인사이트 1월4일 오후 3시25분
美·中 업체가 인수 가능성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냉연강판 3위인 동부제철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중국과 미국 철강업체들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4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오는 7일 매각공고를 내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밟고 있는 동부제철을 공개 매각한다. 이달 말까지 국내외 후보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이르면 다음달 본입찰을 할 계획이다. 매각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가 맡았다.
매각은 신주 발행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뤄진다. 새 주인은 50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를 통해 동부제철 지분 50% 이상을 확보한다. 현재 산업은행(39.1%) 농협은행(14.9%) 등 채권단이 동부제철 지분 8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철강기업보다는 해외 기업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철강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미국이나 지리적 장점이 있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후보로 꼽힌다.연 매출 2조5000억원 수준인 동부제철은 매출 기준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그룹, 동국제강에 이은 국내 철강업계 5위 업체다. 연간 300만t의 열연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 180만t의 냉연생산 설비를 갖춘 충남 당진공장과 컬러강판, 형강 등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 등 두 곳의 생산설비를 갖고 있다.
채권단의 동부제철 매각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2015년 10월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경영권을 동부그룹으로부터 넘겨받은 채권단은 계열사 패키지 딜, 당진 전기로 분리 매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2017년 성사 직전까지 갔던 이란 카베스틸로의 당진 전기로 인수가 국제 사회의 대(對)이란 제재 여파로 불발되는 등 결실을 맺지 못했다.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게 채권단 측 설명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은 자체 구조조정만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새 주인을 끌어들여 투자금을 수혈받아야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고 신규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자가 없어 실패했던 매각 카드를 채권단이 다시 꺼내든 점을 고려할 때 원매자를 사전에 물색해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서해로 나가는 항만과 인접한 당진공장은 이전부터 중국 업체들이 눈독을 들여왔다”며 “동부제철 매각 결과에 따라 철강업계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박상용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