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비둘기' 신호에 한숨 돌린 한은, 금리동결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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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기둔화 우려 커져…유가 하락에 물가 상승률도 낮아질듯
금리인상 깜빡이 끄진 않았는데 금리인하 전망도 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급변신하며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줄었다.한은은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국내외 경기와 미 금리 동향,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아직 금리인상 깜빡이를 끄진 않았지만 신호는 희미해졌다.
일각에선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미 연준 속도조절 시사…한미금리차 1%포인트 직전에 부담 줄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4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9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연준은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will be patient)"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경제 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빠르고 유연하게 변경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연준이 '상당히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금리인상 횟수가 3회에서 2회로 줄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파월 의장이 시장이 원하는 답을 준 것이다.
미 금융시장에서는 금리동결 전망이 나올 뿐 아니라 인하 기대도 있다.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올해 금리인하 확률은 44%(4일 기준)에 달한다.CNN은 이 확률이 한 달 전에는 5.2%였다가 지난 3일엔 59%로 치솟았으나 고용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다소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면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 한미금리 역전 폭이 0.75%포인트에서 머물 수 있다.
1회 인상하더라도 1%포인트에서 막을 수 있다.
연준이 2회 인상해서 1.25%포인트로 넘어가면 한은으로서는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2일 기자실 신년다과회에서 "연준이 천천히 하면 여러가지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외 주요국에서도 완화적인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4일 유동성 확대를 위해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꾀레 이사는 금리는 물가목표 달성에 필요한 만큼 장기간 낮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은 금리방향 유지되나…인하 전망도 나와
최근 한은도 매파(긴축 선호)색이 부쩍 옅어졌다.
이주열 총재의 올해 신년사에서는 '완화정도 추가 조정여부'라는 표현이 안 보였다.
2017년 6월 금리인상 신호를 처음 준 이래로는 통화정책과 관련해서 늘 포함됐던 문구였다.
다만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대외 여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범금융 신년인사회 신년사에서 이 총재는 "덕담만 나누기엔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국제 유가 하락으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된다는 점도 일찌감치 밝혔다.
경제성장세는 지난해 성장률이 전망(2.7%) 수준에 이를 수 있을지, 올해 전망치가 종전(2.7%)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작년 11월 금리인상 때도 금통위원 2명이 동결 의견을 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추가인상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보인다.
노무라금융투자는 4일 한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영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려면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고 국내 가계부채 증가율은 걱정이 안 되는 수준까지 낮아져야 하는데, 최근 흐름을 보면 이들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불안 요인을 제쳐두고 금리인상 깜빡이를 끄기는 아직 조심스러운 단계다.
이 총재는 2일 기자단 신년다과회에서 미 금리 인상이 올해 종료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한은도 금리 인하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러 전제를 바탕으로 얘기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파월 의장은 미 경기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고 가계부채는 아직도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성장세도 잠재성장률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무게추가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는 쪽으로 가고 있지만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는 있다"며 "한 번 인하보다는 인상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기 상황이 금리를 인하해야 할 정도로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안정 측면에선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금리인상 깜빡이 끄진 않았는데 금리인하 전망도 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급변신하며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줄었다.한은은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국내외 경기와 미 금리 동향,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아직 금리인상 깜빡이를 끄진 않았지만 신호는 희미해졌다.
일각에선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미 연준 속도조절 시사…한미금리차 1%포인트 직전에 부담 줄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4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9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연준은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will be patient)"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경제 상황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빠르고 유연하게 변경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연준이 '상당히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금리인상 횟수가 3회에서 2회로 줄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파월 의장이 시장이 원하는 답을 준 것이다.
미 금융시장에서는 금리동결 전망이 나올 뿐 아니라 인하 기대도 있다.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올해 금리인하 확률은 44%(4일 기준)에 달한다.CNN은 이 확률이 한 달 전에는 5.2%였다가 지난 3일엔 59%로 치솟았으나 고용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다소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면 한국 경제에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 한미금리 역전 폭이 0.75%포인트에서 머물 수 있다.
1회 인상하더라도 1%포인트에서 막을 수 있다.
연준이 2회 인상해서 1.25%포인트로 넘어가면 한은으로서는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2일 기자실 신년다과회에서 "연준이 천천히 하면 여러가지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외 주요국에서도 완화적인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4일 유동성 확대를 위해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꾀레 이사는 금리는 물가목표 달성에 필요한 만큼 장기간 낮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은 금리방향 유지되나…인하 전망도 나와
최근 한은도 매파(긴축 선호)색이 부쩍 옅어졌다.
이주열 총재의 올해 신년사에서는 '완화정도 추가 조정여부'라는 표현이 안 보였다.
2017년 6월 금리인상 신호를 처음 준 이래로는 통화정책과 관련해서 늘 포함됐던 문구였다.
다만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대외 여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범금융 신년인사회 신년사에서 이 총재는 "덕담만 나누기엔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국제 유가 하락으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된다는 점도 일찌감치 밝혔다.
경제성장세는 지난해 성장률이 전망(2.7%) 수준에 이를 수 있을지, 올해 전망치가 종전(2.7%)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작년 11월 금리인상 때도 금통위원 2명이 동결 의견을 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추가인상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보인다.
노무라금융투자는 4일 한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영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려면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고 국내 가계부채 증가율은 걱정이 안 되는 수준까지 낮아져야 하는데, 최근 흐름을 보면 이들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불안 요인을 제쳐두고 금리인상 깜빡이를 끄기는 아직 조심스러운 단계다.
이 총재는 2일 기자단 신년다과회에서 미 금리 인상이 올해 종료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한은도 금리 인하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러 전제를 바탕으로 얘기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파월 의장은 미 경기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고 가계부채는 아직도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성장세도 잠재성장률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무게추가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는 쪽으로 가고 있지만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는 있다"며 "한 번 인하보다는 인상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기 상황이 금리를 인하해야 할 정도로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안정 측면에선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