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기 복지 막아라"…사회성과보상사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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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2019 - 이것만은 꼭 바꾸자지방자치단체의 현금 복지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국내에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사회성과보상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민간이 사회성과연계채권(SIB)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 후 사업을 하고, 자치단체가 결과를 평가한 뒤 예산을 집행한다. SIB는 실업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수단으로 2010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도입했다. 사업이 성공할 때만 예산이 집행된다는 점에서 ‘퍼주기 복지’를 막을 수단으로 선진국에서 확산 중이다.
민간이 공공사업 투자해 성과 내면 지자체가 보상
2010년 영국서 첫 선…한국선 2016년 도입
올해 3호 사업 추진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세 번째로 추진되는 SIB사업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사회성과보상사업’ 동의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만 19~34세 청년 500여 명을 대상으로 취업 또는 창업을 성사시키면 투자자에게 ‘30억원+’를 돌려준다. 사업기간은 3년이다.국내 1호 SIB사업은 팬임팩트코리아와 대교문화재단이 2016년 8월부터 수행 중인 ‘경계선지능 아동 자립지원’ 사업이다. 전국 80여만 명에 이르는 IQ 64~84의 만 6~16세 아동이 사업대상이다. 대상 아동의 지능을 높여 미래 재정부담을 줄이려는 사업이다. 기독교 사단법인 피피엘이 10억원, UBS증권 등이 1억1000만원을 투자했다. 사업대상 아동 100여 명 중 42명 이상 지능이 향상되면 13억9100만원을 돌려준다. 사업 성공 시 연 수익률이 8%에 이른다.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인 팬임팩트코리아의 곽제훈 대표는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복지 수혜자, 기업, 투자자 등이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획기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SIB는 ‘이름만 채권’일 뿐 유동성이 없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곽 대표는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처럼 SIB를 사고팔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인 ‘스마트SIB’를 최근 개발했다”며 “SIB를 현금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대표는 블록체인 플랫폼인 이더리움을 활용해 이를 만들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