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해외에 4공장 건설…생산기지 다변화"

셀트리온, 상반기 중 계획 확정
송도에 3공장 지어 일자리 창출
4공장 가동 땐 36만L 생산 능력
세계 1위 삼성바이오로직스 넘어
셀트리온이 국내에 이어 해외에도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짓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천 송도에 12만L 규모의 3공장을 짓는 데 이어 해외에도 24만L 규모의 4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의 첫 해외 공장이 될 4공장 건설 계획은 이르면 올 상반기에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예정이다. 서 회장은 “해외 공장은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곳으로 검토 중인데 올 상반기에는 협의가 끝날 것”이라며 “가격이 떨어진 제품은 해외에서 생산하고 다른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 주는 수탁생산(CMO)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4공장 건설이 마무리되면 셀트리온의 생산능력은 55만L(국내 31만L, 해외 24만L)에 달한다. 현재 세계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36만2000L)을 훌쩍 넘어선다. 셀트리온이 대대적 증설에 나서는 것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매출이 급증하고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3종이 모두 허가를 받은 만큼 충분한 공급능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휴미라와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 등은 개발 중이거나 허가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송도에 1공장(5만L)과 2공장(9만L)을 가동 중이다. 1공장은 최근 5만L 증설 작업을 마무리하고 상업 생산을 준비 중이다.셀트리온은 당초 3공장을 해외에 짓기로 했으나 국내와 해외에 동시에 생산기지를 확장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생산기지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서 회장은 “바이오의약품은 배양 공정이 중요한데 한 번 오염되면 이를 해결하는 데만 1년 넘게 걸릴 수 있다”며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는 게 이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국내에 3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국내 바이오산업을 진흥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의지도 한몫했다. 업계에서는 1500여 명인 셀트리온 1공장과 2공장 인력 규모를 감안할 때 3공장 건설로 5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18만L 규모의 3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올 하반기에는 4공장 착공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은 30만L인 생산 규모를 2021년까지 45만L로 늘릴 계획이다. 28만L를 생산하는 스위스의 론자도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시바이오로직스, 시노바이오웨이 등 중국 바이오 기업들도 시설 확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임유/전예진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