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본격화…지놈앤컴퍼니, 항암제 美임상 곧 시작

쎌바이오텍, 하반기 국내 임상
비피도, 관절염 치료제 전임상
몸속에 사는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항암제부터 만성질환 치료제, 정신질환 치료제 등으로 치료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오는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폐암 치료제 임상시험 허가 절차를 위한 사전 미팅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논의를 본격화해 연내 임상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임상 허가 심사가 1개월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3/4분기에 임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는 미국 내 폐암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4년 임상 3상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바이오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나서는 첫 사례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 몸속에 사는 세균이어서 기존 화학 의약품 등과 달리 인체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항암제를 중심으로 초기 단계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쎌바이오텍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암제 임상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김우경 쎌바이오텍 이사는 “유산균에서 분리한 정제 단백질이 대장암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해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며 “올 상반기에 임상 시약을 생산할 공장을 준공하고 하반기에 국내 임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비피도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 특허도 출원했다. 종근당바이오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간질환·신장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5년 내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동제약은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는 기초연구를 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은 미국에서도 이제 시작단계다. 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은 해외에 아직 없다. 임상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치료제는 5개 안팎이다. 미국 에이오바이오미의 여드름 치료제, 미국 오셀의 요로감염 치료제, 스웨덴 옥스테라의 원발성 과옥살산뇨증 치료제, 미국 리바이오틱스의 클로스트리듐 디피실 감염 및 감염성 설사 치료제,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클로스트리듐 디피실 감염 치료제 등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정부의 허가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오협회가 중심이 돼 업계 의견수렴을 위한 회의체도 구성할 예정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