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쇼팽 첼로 소나타 g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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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은 피아노에 특화된 작곡가였지만 첼로도 사랑했던 것 같다. 실내악 앙상블이라곤 달랑 네 곡인데, 세 곡이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것, 나머지 한 곡도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중 만년의 산물이 첼로 소나타 g단조(1846)다. 알레그로-스케르초-라르고-알레그로의 4악장 구성에 약 30분이 걸리는 비교적 큰 곡이다.
이 곡은 처음부터 쇼팽답지 않다는 말을 듣곤 했다. 피아노 파트는 당연히 충실하지만 첼리스트 친구 오귀스트 프랑숌을 배려해 첼로 파트에도 각별히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드러내느라 첼로를 희생시키는 부분은 없다. 오랜 연인 조르주 상드와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폐병이 깊어져 죽음을 의식하는 단계에 이른 점도 쇼팽 특유의 영롱함을 무디게 한 것 같다. 하지만 평소 쇼팽과 좀 다르다는 점이야말로 이 곡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