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6개월간 매일 하루에 한권…책을 통해 일상 돌아봤죠"

서효인 민음사 편집자
“제목처럼 많은 사람은 방 한쪽에 쌓여가는 책들 때문에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론 책을 더 읽고 싶어 하죠. 그래서 책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두 편집자가 책으로 어떻게 일상을 담아가는지 봐줬으면 해요.”

서효인 민음사 문학편집자(사진)는 10일 최근 ‘읽어본다’ 시리즈로 출간한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책은 2017년 12월 ‘매일같이 써보는 내가 만진 책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출판사 난다가 선보인 5권의 ‘읽어본다’ 시리즈 후속작이다. 서 편집자는 같은 회사의 박혜진 편집자와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매일 한 권씩 읽은 책을 통해 일상과 생각을 담았다. 그는 “지난해 나온 시리즈를 보자마자 탐나서 쓰고 싶었다”며 “에필로그에 밝힌 대로 거창한 독서일기는 아니지만 책을 읽고 간단히 메모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두 저자는 현재 민음사에서 매일 한 공간에서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다. ‘김지영 신드롬’을 일으킨 《82년생 김지영》을 선보인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그는 “평소 책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다 보니 서로 어떻게 책을 바라보는지 많이 알게 됐다”며 “편집자 이전에 두 사람 모두 문인이어서 글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편집자란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서 편집자는 2006년 ‘시인세계’에서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이다. 박 편집자는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문학평론가다.

책은 황유원 시인의 시집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부터 은행나무의 문학잡지 ‘악스트’, 지난해 타계한 황현산 평론가의 유작 《사소한 부탁》까지 180여 권의 문학서를 풀어냈다. 이 중 어떤 책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 서 편집자는 4월28일자로 썼던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을 꼽았다. 그는 “청각장애, 다운증후군, 자폐증 등 부모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통해 제가 처한 상황을 돌아보게 됐다”며 “부모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이 책을 읽는 재미는 서로 다른 문체와 생각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꼽은 전혀 다른 책들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서 편집자는 “글 쓰는 분야가 다르다 보니 글을 보는 시각도 많이 다르다”며 “제가 쓴 부분이 일상과 책이 맞닿는 부분이 좀 더 많다면 박 편집자는 책과 문학 자체에 대한 분석과 사유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날짜는 다르지만 겹치는 책 목록을 찾아 비교하며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맛이라고 덧붙였다. (서효인·박혜진 지음, 난다, 404쪽, 1만50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