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치닫는 택시-카풀 업계 갈등
입력
수정
지면A29
카풀반대 분신 택시기사 사망카풀 도입에 반대해 분신한 택시기사가 10일 사망했다. 택시업계가 카풀 중단 없이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카풀업계와 택시업계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카풀 중단 없으면 대화 없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저녁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 도로에서 임모씨가 자신이 탄 택시에 불을 질렀다.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은 임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0일 오전 5시50분께 숨졌다. 카풀에 반대해 택시기사가 분신 사망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10일에는 택시기사 최모씨가 국회 앞에서 분신해 숨졌다.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업계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씨의 유언을 공개했다. 임씨는 “카카오는 당초 상생을 약속했으나 택시기사로부터는 콜비를 챙기고 대리기사에게선 수수료 20%를 착취하고 있다”고 유서에 남겼다.
임씨는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자연합회 소속으로 지난달 20일 여의도에서 열린 카풀 반대 집회에도 참석했다.
택시업계 4개 단체는 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서에서 “정부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제3·제4의 열사가 나오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택시 가족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하면서 “대통령이 택시 4개 단체와 면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불법 카풀 영업의 중단이 없으면 일절 대화를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현재 카풀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