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의 R까기] 아이유의 기막힌 부동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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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개발, 과천 개발설은 오래된 호재"감회가 새롭습니다. 계획대로 추진했다면 이 자리에서 개통식을 하고 있었을 텐데 말이죠." 작년 12월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던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착공식에서 철도 관계자의 얘기다. 앞서 정부가 3개의 노선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한 데 이은 착공식 행사장에는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축하의 자리를 가졌다.
부동산 투자는 무조건 투기로 오인하는 사례 많아
그도 그럴 것이 GTX가 본격적으로 추진을 발표한 지는 2009년 4월이었다. 당시에 발표된 노선이 최근 발표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기사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74.8㎞), 의정부~군포 금정(49.3㎞), 청량리~인천 송도(49.9㎞) 등 3개 노선이다. 차례대로 현재의 A, B, C노선이다. 완공시점은 2016년이었지만, 10년 지나 이제 삽을 뜨게 됐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개발호재인 GTX의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바로 가수 아이유다. GTX C노선이 지나가는 주변에 작년에 집과 토지를 샀다는 이유로 '부동산 투기'로 몰렸다. 아이유가 집안 사진을 찍어 공개하고 실거주임을 강조했다. 적극적인 해명으로 투기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부동산을 매입했는데 개발호재가 이처럼 몇년 안에 실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GTX는 부동산 시장에서 해묵은 호재다. 신분당선,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위례트램, 동탄트램 등 수도권에 예정된 개발계획은 셀수 없이 많지만, 초기 발표대로 완공이 된 경우는 셀수 있을 정도로 꼽는다.
우리나라는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다보니 수도권에 교통망 신설이 얘기가 자주 나온다. 하지만 늘상 모순을 안고 있다. 수도권 교통망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몰아줄 수 밖에 없고, 인구는 더더욱 수도권에 몰릴 수 밖에 없다. 일자리와 편리한 교통망으로 인구유입 요인은 늘어난다. 자칫 지방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 수도권 개발은 예산확보나 사업성, 사업시행자의 추진여부 등 수많은 복병들이 있다. 말처럼 쉽게 추진되기 어렵다는 얘기다.과거에는 부동산 업자들이 '개발호재'로 빌미로 기획부동산을 만드는 경우들이 많았다. 어떤 호재가 있고 조만간 추진될 예정이니 빨리 투자하라는 식이었다. 작년 남북정상회담 등이 진행되면서 민통선 주변의 땅이 들썩였고, 앞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도에 몰린다니 호텔들이 그랬다. 연로한 부모님이 민통선 주변 땅을 내놨다가 마침 팔려도, 가수 이효리를 보고 자극을 받아서 제주도에 집을 장만했다고 설명해도 주변은 설득되지 않는다.
아마도 이유를 찾자면 부동산으로 돈벌기가 어려워서일 것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어느 정도 자금이 있어야 하고, 차익을 거두려면 보는 눈도 있어야 한다. 막상 가격이 올라도 과감하게 매도를 하기 쉽지 않다. 주식도 그렇지만, 특히나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시선이 차갑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일부다 보니, 그들에 대해 험담도 거리낌이 없다.
아마도 아이유가 험담을 들은 것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한 몫을 했으리라고 본다. 아이유가 매입한 과천동은 최근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도 했다. 과천시는 강남의 수요를 분산한다는 측면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택지지구로 언급되는 단골 지역이다. 더군다나 과천동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어 원주민에 대한 보상 등의 문제도 일반 거주지 보다는 덜하다. 과천동에 일반인이 거래가 가능한 면적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이런 답이 오간다. 둘다 이익을 위한 행위지만, 방법에서 불법이 있다면 당연히 투기라고. 10여년 전부터 공개된 개발호재에 매번 택지개발 후보지로 언급되는 지역에서 부동산을 거래한 아이유. 그것도 절세나 양도를 위해 법인설립이나 가족의 명의를 빌린 게 아닌 본인이 매입했다. 아마도 시세가 오른 만큼 늘어난 세금도 본인이 감당을 할 것으로 추측된다.
유명 연예인이라고 해도 집안 사진을 전국민에게 공개하는 선택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해 받을만 했네'의 말들이 아직도 있으니 아이유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닌가 싶다. 이번 사진 공개를 보면서 팬들도 놀라고 있다. 수년 전에 주었던 선물이나 편지들이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부동산 투기'로 몰았던 언론이나 여론의 사과가 필요해 보인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