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높이만 되고 '어깨는 벌타'…바뀐 '드롭 룰' 웃기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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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스·디섐보 등 강한 불만“납득이 안돼요!”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새 규칙"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11승의 조던 스피스(미국)가 올해부터 새로 바뀐 골프 규칙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바뀐 룰 전체가 아니라 ‘무릎 높이 드롭’ 규정을 콕 찍어서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종전 어깨 높이에서 드롭하게 한 규칙을 올해부터는 무릎 높이로 바꿨다. 경기시간 절약과 선수들의 불편함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어깨에서 공을 떨어뜨리면 이리저리 공이 튀는 바람에 다시 공을 드롭하는 경우가 많았고, 경기 시간도 더 걸렸다. 하지만 드롭 규정이 바뀐 이후에도 이 룰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잇따르고 있다.11일 골프위크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PGA투어 소니오픈에 출전한 스피스는 “(바뀐 룰 중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게 드롭 규칙”이라며 “별로 나아진 게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스피스는 이날 열린 대회 1라운드 15번홀에서 스프링클러 뚜껑에 들어간 공을 무심코 어깨 높이에서 드롭하려다 근처에 있던 경기위원의 지적으로 벌타를 모면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가능했던 어깨 높이 드롭이 올해부터는 페널티를 받는다. 더 높은 위치라 부당한 이득을 보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무릎과 어깨 사이로 드롭 가능 범위를 확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새로 바뀐 규칙에 따르면 골퍼는 정확히 무릎 높이에서 공을 드롭해야 한다. 무릎보다 낮거나 높은 위치에서 해도 안 된다. 스피스 외에도 상당수 선수가 허리와 무릎을 어정쩡하게 굽힌 채 불안정한 자세로 드롭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사진)도 그중 한 명이다. 지난주 열린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 출전해 드롭을 처음 해본 그는 “무슨 요가 동작을 하는 것 같았다. 우스꽝스러운 경험”이라며 “무릎과 어깨 높이 사이로 다시 바꾸는 등의 추가 논의가 필요해 보이는데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