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회·꽃게무침·우럭간국…입맛 사로잡는 목포의 맛
입력
수정
지면A19
Life & 맛

1미, 세발낙지= 발이 가늘다는 뜻의 세(細)발낙지. 통째로 나무젓가락에 말아 한입에 먹는 게 정석이라지만 안전하게 먹으려면 칼로 몇 번 내리쳐 ‘낙지 탕탕이’로 먹는 게 좋다. 낙지는 서해와 남해에서도 잡히지만 세발낙지는 목포 영암 무안 신안 등에서 나는 특산품이다. 연포탕과 낙지비빔밥 등으로도 요리한다.2미, 홍어삼합= 목포 사람들은 안 삭힌 홍어를 최고로 친다. 탱글탱글한 홍어애도 목포에선 쉽게 먹을 수 있다. 삼합은 홍어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함께 먹는 것. 삼합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에는 ‘잔칫상에서 귀한 홍어만 계속 집어 먹다가 주인에게 눈치 보일 때 돼지고기를 함께 집어 먹다가 삼합이 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4미, 꽃게무침= 봄 꽃게의 살을 발라 매콤하게 양념한 뒤 흰밥에 슥슥 비벼 먹는 음식이다. 껍질을 따로 발라낼 필요가 없다.5미, 갈치조림= 제주에 은갈치가 있다면 목포엔 먹갈치가 있다. 두툼하고 거뭇거뭇한 목포의 갈치를 보면 반짝이는 은갈치와 다른 것 같지만 사실 같은 생선이다. 다만 먹갈치는 깊은 수심에서 그물로 잡아 올리기 때문에 몸에 상처가 많이 나 검게 보이는 것뿐이다. 은갈치는 주낙이나 채낚기로 얕은 수심에서 잡는다. 먹갈치는 굽거나 조리면 고기 못지않은 육질과 식감을 느낄 수 있다.
6미, 병어회와 병어찜= 막 잡은 병어는 단맛이 나고 비린내가 없다. 살짝 얼려 회로 먹는 걸 최고로 친다. 양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목포에서도 귀한 생선으로 꼽힌다.
7미, 준치무침=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처럼 맛이 좋은 생선이다. 새가 변해 준치가 됐다는 전설도 있다. 목포 사람들은 뼈째 썰어 오이 양파 등과 함께 새콤달콤한 초장에 무쳐 먹는다.8미, 아구탕과 아구찜= 못생기고 비늘이 없어 버려지던 아귀가 이제 귀한 생선이 됐다. 이빨 빼고 버릴 것이 없어 물곰, 물돔으로도 불린다. 국이나 찌개로 내놓거나 콩나물을 넣어 찜을 해주는 식당도 많다.
9미, 우럭간국= 제철 우럭에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인 뒤 청홍고추와 버섯, 소금으로 완성하는 음식이다. 매운 맛은 거의 없고 국물이 진한 데다 걸쭉하고 담백하다. 왕에게 진상하던 음식이지만 조리법이 단순해 목포의 가정에서 흔히 먹는 국이 됐다.
목포=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