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조직위원장 청년·여성 '반란'…TK선 낙천아픔 딛고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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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병서 여성·양천을서 40대 선발…대구 '비박'·경산 '친박'
순발력 테스트?…정치 능력 가려내기엔 '피상적 검증'이란 지적도
자유한국당의 조직위원장을 뽑기 위한 공개오디션 이틀째인 11일에도 30·40대와 여성의 약진이 이어졌다.한국당은 이날 오전부터 영등포 당사에서 공개오디션을 열고 서울 양천을, 서울 강남병, 울산 울주, 대구 동갑, 경북 경산 등 5곳에 대한 조직위원장 심사를 계속했다.
서울 양천을에서는 40대 변호사 출신 손영택(47)씨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경훈(55) 전 의원을 눌렀고, 서울 강남병에서는 여성으로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낸 이재인(60)씨가 김완영(44) 전 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을 꺾고 선발됐다.
울산 울주에서는 울산지방경철청장을 지낸 서범수(56) 전 경찰대학장이 카이스트 출신의 청년 창업가 장능인(30)씨와 김두겸(61) 전 울산 남구청장을 누르고 조직위원장에 올랐다.대구 동갑에서는 기획재정부 2차관과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류성걸(62) 전 의원이, 경북 경산에서는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두현(58) 전 수석이 각각 뽑혔다.
특히 대구 동갑의 류성걸 전 의원과 경북 경산의 윤두현 전 수석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계파 간 첨예한 공천 갈등 속에 낙천 또는 경선 패배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동안 바른미래당에 몸담아오다 지난달 한국당에 복당한 '비박' 류성걸 전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대구 동갑에서 '진박'(진정한 친박근혜)인 정종섭 후보에 밀려 낙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결국 낙선했다.윤두현 전 수석은 박근혜정부 청와대에 몸담은 친박계로, 20대 총선에서 '유승민 사단'으로 분류됐던 김상훈 의원과 대구 서구 공천을 위한 경선에서 맞붙어 고배를 마셨다.
지난 총선에서 계파 갈등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한 모양새다.
이날 오디션은 후보자 모두발언, 심사위원의 정책·시사 관련 질의, 평가단의 중간평가, 후보 간 토론 배틀 등을 거치면서 쉴 새 없이 진행됐다.후보자의 발언은 짧게는 30초, 길게는 3분 이내로 제한됐다.
시간을 넘기면 '경고음'이 울려댔다.이날 첫 순서인 서울 양천을은 변호사 출신 손영택씨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경훈 전 의원의 대결이었다.
손씨는 "젊은 보수의 경쟁력을 가진 젊은 리더가 당협위원장이 되어 당을 이끌어야 한다"며 젊음을 앞세웠다.
오 전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20년간 양천을 지역에서 당 활동을 하고 있다"며 경륜과 기반을 내세웠다.
심사위원단과 평가단의 최종 결과는 78 대 63으로 손씨의 승리였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손씨와 오 전 의원이 심사위원단·평가단의 합산 점수에서 동점을 받아 재투표까지 치르는 진풍경 끝에 나왔다.
사회자는 "(동점이 나오기까지 평가는) 다 무효고, 두 분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분이 1분 발언한 뒤 다시 한번 더 평가에 들어간다.
이것은 비상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이 조직위원장을 공개오디션으로 뽑는 것은 정당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후보자들의 모두발언과 토론에 이어 평가단이 쏘아 올린 점수까지 생방송으로 유튜브를 통해 중계됐다.
마치 아이돌 가수를 뽑는 오디션 예능처럼 승리자와 탈락자의 희비가 즉석에서 엇갈렸다.
당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밀실 심사를 통해 조직위원장을 뽑던 그동안 관례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선발 방식 때문인지 공개오디션 첫날인 전날에도 당의 전통 텃밭으로 통했던 서울 강남을 지역에서 30대 초반 정치신인인 정원석(31)씨가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이지현 전 서울시의원을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
서울 송파병에서도 김성용(33) 전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중앙미래세대위원장이 김범수 ㈔세이브NK(북한인권 통일준비 NGO·46) 대표를 눌렀다.
서울 용산구에서는 황춘자 전 서울메트로 경영기획본부장이 3선 의원 출신인 '역전노장' 권영세 전 주중대사를 이겼다.이변이 잇따르면서 공개오디션의 주목도는 올라갔지만, 당 일각에서는 1시간가량 안에 자기 홍보(PR)와 토론, 시사·지역 현안 관련 질의에 평가까지 끝내다 보니 검증이 피상적으로 흐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나치게 프레젠테이션 능력 등 '포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말만 번지르르한 채 정치인으로서의 실질적인 경쟁력 평가는 간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양천을 오디션에 나섰던 오경훈 전 의원은 오디션 도중 "말 느린 사람에게는 굉장히 불리한 시스템이다.
당 살릴 방안을 3분, 1분 30초 안에 어떻게 답변하겠는가.
순발력 테스트도 아니고"라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4명의 조강특위 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과 50명의 평가단 사이 표의 등가성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조강특위 심사위원단의 평가가 총점의 60%, 평가단의 평가가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4명의 심사위원단이 사실상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전날 오디션에서는 서울 강남을 심사에서 중간평가에서 1위를 달렸던 이수원씨가 최종 결과에서 68점을 얻어 69점을 얻은 정원석씨에 1점 차로 패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순발력 테스트?…정치 능력 가려내기엔 '피상적 검증'이란 지적도
자유한국당의 조직위원장을 뽑기 위한 공개오디션 이틀째인 11일에도 30·40대와 여성의 약진이 이어졌다.한국당은 이날 오전부터 영등포 당사에서 공개오디션을 열고 서울 양천을, 서울 강남병, 울산 울주, 대구 동갑, 경북 경산 등 5곳에 대한 조직위원장 심사를 계속했다.
서울 양천을에서는 40대 변호사 출신 손영택(47)씨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경훈(55) 전 의원을 눌렀고, 서울 강남병에서는 여성으로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낸 이재인(60)씨가 김완영(44) 전 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을 꺾고 선발됐다.
울산 울주에서는 울산지방경철청장을 지낸 서범수(56) 전 경찰대학장이 카이스트 출신의 청년 창업가 장능인(30)씨와 김두겸(61) 전 울산 남구청장을 누르고 조직위원장에 올랐다.대구 동갑에서는 기획재정부 2차관과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류성걸(62) 전 의원이, 경북 경산에서는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두현(58) 전 수석이 각각 뽑혔다.
특히 대구 동갑의 류성걸 전 의원과 경북 경산의 윤두현 전 수석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계파 간 첨예한 공천 갈등 속에 낙천 또는 경선 패배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그동안 바른미래당에 몸담아오다 지난달 한국당에 복당한 '비박' 류성걸 전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대구 동갑에서 '진박'(진정한 친박근혜)인 정종섭 후보에 밀려 낙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결국 낙선했다.윤두현 전 수석은 박근혜정부 청와대에 몸담은 친박계로, 20대 총선에서 '유승민 사단'으로 분류됐던 김상훈 의원과 대구 서구 공천을 위한 경선에서 맞붙어 고배를 마셨다.
지난 총선에서 계파 갈등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한 모양새다.
이날 오디션은 후보자 모두발언, 심사위원의 정책·시사 관련 질의, 평가단의 중간평가, 후보 간 토론 배틀 등을 거치면서 쉴 새 없이 진행됐다.후보자의 발언은 짧게는 30초, 길게는 3분 이내로 제한됐다.
시간을 넘기면 '경고음'이 울려댔다.이날 첫 순서인 서울 양천을은 변호사 출신 손영택씨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오경훈 전 의원의 대결이었다.
손씨는 "젊은 보수의 경쟁력을 가진 젊은 리더가 당협위원장이 되어 당을 이끌어야 한다"며 젊음을 앞세웠다.
오 전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20년간 양천을 지역에서 당 활동을 하고 있다"며 경륜과 기반을 내세웠다.
심사위원단과 평가단의 최종 결과는 78 대 63으로 손씨의 승리였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손씨와 오 전 의원이 심사위원단·평가단의 합산 점수에서 동점을 받아 재투표까지 치르는 진풍경 끝에 나왔다.
사회자는 "(동점이 나오기까지 평가는) 다 무효고, 두 분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분이 1분 발언한 뒤 다시 한번 더 평가에 들어간다.
이것은 비상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이 조직위원장을 공개오디션으로 뽑는 것은 정당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후보자들의 모두발언과 토론에 이어 평가단이 쏘아 올린 점수까지 생방송으로 유튜브를 통해 중계됐다.
마치 아이돌 가수를 뽑는 오디션 예능처럼 승리자와 탈락자의 희비가 즉석에서 엇갈렸다.
당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밀실 심사를 통해 조직위원장을 뽑던 그동안 관례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선발 방식 때문인지 공개오디션 첫날인 전날에도 당의 전통 텃밭으로 통했던 서울 강남을 지역에서 30대 초반 정치신인인 정원석(31)씨가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 이지현 전 서울시의원을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
서울 송파병에서도 김성용(33) 전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중앙미래세대위원장이 김범수 ㈔세이브NK(북한인권 통일준비 NGO·46) 대표를 눌렀다.
서울 용산구에서는 황춘자 전 서울메트로 경영기획본부장이 3선 의원 출신인 '역전노장' 권영세 전 주중대사를 이겼다.이변이 잇따르면서 공개오디션의 주목도는 올라갔지만, 당 일각에서는 1시간가량 안에 자기 홍보(PR)와 토론, 시사·지역 현안 관련 질의에 평가까지 끝내다 보니 검증이 피상적으로 흐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나치게 프레젠테이션 능력 등 '포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말만 번지르르한 채 정치인으로서의 실질적인 경쟁력 평가는 간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양천을 오디션에 나섰던 오경훈 전 의원은 오디션 도중 "말 느린 사람에게는 굉장히 불리한 시스템이다.
당 살릴 방안을 3분, 1분 30초 안에 어떻게 답변하겠는가.
순발력 테스트도 아니고"라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4명의 조강특위 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과 50명의 평가단 사이 표의 등가성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조강특위 심사위원단의 평가가 총점의 60%, 평가단의 평가가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4명의 심사위원단이 사실상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전날 오디션에서는 서울 강남을 심사에서 중간평가에서 1위를 달렸던 이수원씨가 최종 결과에서 68점을 얻어 69점을 얻은 정원석씨에 1점 차로 패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