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송대현 "미국도 프리미엄 전략…'테크니큐리안' 잡겠다"

나파밸리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해외 쇼룸 1호점 오픈
"미국의 '테크큐리안' 소비층을 타깃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겠다."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빌트인 가전시장에서의 사업전략에 대해 기술 수용력이 높은 중년의 고소득층을 핵심 타깃으로 정했다며 새로운 용어 하나를 제시했다.

라스베이거스 'CES 2019' 폐막후 송 사장과의 간담회가 열린 곳은 LG전자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 현지시간 11일 새로 오픈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 LG전자 서울 논현동에 이은 두번째이자, 해외에 오픈한 첫번째 빌트인 쇼룸이다.

송 사장은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사업 진출하기 위해 쇼룸을 설치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앞으로 LG전자는 빌트인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격인 건설자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을 주기적으로 초청해 제품 교육을 하는 마케팅 장소로 나파밸리의 쇼룸을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미국의 빌트인 경쟁사들과는 조금 다른 소비층을 타깃으로 잡았다.

바로 '테크니큐리안'이다.'기술'(Technology)과 '미식가'(Epicure)의 혼성어로, 새로운 기술을 추구하는 미식가라는 의미라고 한다.

기존 미국내 경쟁사들이 주로 소비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1946∼64년생)를 타깃 소비층으로 잡은 반면, LG전자는 이보다 젊지만 소비력도 있는 40∼50대의 고소득층을 주된 타깃층으로 설정했다.

가령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는 맛과 영양을 보존하기 위해 미지근한 온도에서 오랜 시간 요리하는 조리법인 '수비드'가 가능한 레인지가 전시돼 있다.결국 테크니큐리안이란 수비드를 선호할 만큼의 미식가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뛰어난 젊은 소비층인 셈이다.

프리미엄을 미국 시장의 전략 방향으로 수립한 이유로는 '낙수효과'를 꼽았다.

송 사장은 "(보급형 제품으로만 경쟁하는) 레드오션에서 돈은 못 벌고 고생만 한다"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밸류를 수립하고, 그 낙수효과가 중간 수준 범위의 제품군까지 미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아이들이 성장하며 그 제품 브랜드에 익숙하면 그들이 성인이 됐을 때도 해당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 시장에서 잘 자리 잡으면 롱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LG 시그니처를 구성하는 기본 라인업은 올레드 TV·냉장고·세탁기·가습공기청정기 등 4종이지만 미국에서는 식기세척기와 오븐을 포함해 6종을 갖췄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동부 뉴저지의 신사옥에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LG전자가 판단하는 미국 시장에서의 빌트인 사업 전망은 낙관적이다.송 사장은 "미국의 빌트인 제품 중에서도 '초 울트라 프리미엄' 제품 시장 규모는 3조∼4조원 규모로 본다"면서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고, 우리는 5년 안에 미국에서 톱5 안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