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보이콧에도…12월 카카오택시 이용자 1000만 넘었다

한경DB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T 택시’의 월간 이용자 수가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카풀(승차 공유) 도입을 놓고 택시업계가 카카오 택시 보이콧(boycott)에 나선 가운데서도 도리어 사용자를 늘린 게 주목된다.

◆월 사용자 2위 티맵 택시보다 8배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택시의 지난 12월 월간 실사용자(MAU)가 1000만 명을 기록했다고 13일 발표했다. 12월 월간 사용자수가 120만5000명이라고 발표한 이 분야 2위 티맵 택시보다 약 8배 이상의 규모다.

지난달 카카오T 택시의 하루 평균 호출 건수는 165만 건으로 집계됐다. 9월 147만 건, 10월 150만 건, 11월 156만 건에 이어 12월에도 호출이 늘어났다. 카카오T 택시에 가입한 택시기사 숫자도 전국 택시기사의 85% 수준인 23만 명에 달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월간 사용자 1000만명은 역대 최고 수치”라며 “택시업계가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카카오 택시 이용이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가 카풀 도입을 추진하자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말 택시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12월 카카오 택시 이용자 증가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상당수 택시 기사들이 승객들이 많이 찾는 카카오택시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 단체들 말대로 현장에서 (카카오T 택시) 콜을 안 받으면 일선 기사들만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택시 업계 보이콧 속에서도 이용자 수가 늘어난 건 록인(lock-in)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미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대대수 국민이 사용하는 상황에서 다른 앱을 쓰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택시업계에는 지속적인 화해 제스처

카카오는 카풀 갈등을 풀기 위해 택시업계와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일 타고솔루션즈와 택시 서비스 고급화와 택시 수익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택시 산업 혁신을 위한 공동 사업 업무 협약’을 맺었다. 타고솔루션즈는 지난해 서울 지역 법인 택시 업체 50개사가 참여해 세운 택시운송가맹사업자다. 승차 거부를 하지 않는 택시인 ‘웨이고 블루’, 여성 전용 택시인 ‘웨이고 레이디’ 등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타고솔루션즈의 자체 배차 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지원은 물론 카카오 T 앱에 타고솔루션즈의 서비스를 들이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카카오는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해 카풀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기사 분신 사망 사건이 두번째로 발생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28일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을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지만 택시업계는 카카오를 포함한 모든 카풀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며 참여를 거부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택시에 대항할 새로운 택시 호출 서비스인 ‘티원택시’를 이달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4대 택시 이익단체인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이 5%씩 공동 출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