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호와 충돌 화물선 구조의무 다했나…해경 행적 수사

실종자 가족 "사고 화물선 곧바로 구조하지 않았다는 생존자 진술 있어"
경남 통영 해상에서 발생한 낚시어선 전복 사고와 관련해 충돌 사실을 밝히지 않고 최초 신고한 화물선(가스 운반선)의 당시 행적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13일 통영해경과 생존자 진술 등에 따르면 사고는 통영시 욕지도 남방 43해리(약 80㎞) 해상에서 지난 11일 오전 4시 28분께 발생했다.

여수 선적 9.77t 낚시어선 무적호에서 생존한 사무장(49)은 구조 이후 취재진에게 "충돌한 지 1분도 안 돼 배가 넘어갔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도 파나마 선적 3천t급 화물선 측은 사고 발생 이후 30분 가까이 지난 오전 4시 57분에야 통영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 신고했다.당시 충돌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화물선 관계자들은 "구조를 하다가 미처 신고를 바로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종자 측 한 가족은 "사고 당시 화물선이 바로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는 생존자 진술이 있다"며 화물선 행적에 대해 해경이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사고 당일 실제 화물선이 구조에 성공한 시간은 사고 발생 1시간 40분 만인 오전 6시 9분이었다.

당시는 해경 함정이 도착(오전 6시 41분)하기 전으로, 오전 6시 5분 인근에 있던 다른 민간 어선이 제일 먼저 1명을 구조한 직후였다.

화물선 측은 당시 해상에 표류하던 1명을 구한 것을 제외하고는 실종자 2명을 뺀 마지막 구조자가 나온 오전 7시 54분까지 추가로 다른 사람을 구하지는 못했다.다만, 해경은 화물선이 신고 이후 사고 현장을 벗어나지 않고 머무른 점, 형사가 화물선에 올라탄 당일 오전 11시 45분께 충돌 사실을 실토한 점 등에 미뤄 현재까지 뚜렷한 사고 은폐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화물선에 대한 사고 이후 행적을 조사해 구조 의무를 다했는지 등을 분명히 할 계획이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상황이 급박했던 만큼 화물선이 신고 때 충돌 사실을 알리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면서도 "신고 지연 이유와 사고 이후 행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1일 화물선과 충돌한 무적호가 전복돼 선장 최모(57)씨 등 3명이 숨지고 9명이 무사히 구조됐다.나머지 정모(52)·임모(58)씨 등 2명은 실종돼 해경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