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게임 라그나로크, 모바일 흥행에 주가 3배 '껑충'

해외 주식 리포트

'게임 한류' 이끌었던 그라비티
라그나로크M으로 亞 시장 돌풍
엔씨·펄어비스 등 IP 가치 관심
2000년대 초 게임 한류를 이끌었던 ‘라그나로크 온라인’(사진)의 개발사 그라비티가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급등하고 있다. 라그나로크의 캐릭터, 스토리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이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그라비티는 지난 11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0.79달러(1.77%) 내린 43.81달러에 장을 마쳤다. 석 달 전 16달러에서 3배 가까이 올랐다. 이 기간 상승률은 173.8%에 이른다. 작년 11월 출시된 라그나로크M이 대만,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앱스토어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끌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11일 미국, 브라질, 캐나다, 호주 등 43개국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흥행 기대는 더욱 커졌다. 회사 측은 정식 출시에 앞서 사전예약자 수가 17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은 “과거 인기 게임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IP를 보유한 게임업체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그라비티 급등 사례를 국내 게임업체에도 적용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인기 IP를 활용한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앤소울M, 블레이드앤소울2 등의 개발 상황을 공개하면서 최근 석 달간 주가가 21% 올랐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펄어비스(검은사막), 웹젠(뮤) 등도 인기 IP를 보유한 업체로 꼽힌다.

그라비티는 2001년 개발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일본, 대만 등에서 인기를 끌며 ‘원조 게임 한류’를 이끌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2005년 2월 국내 게임회사로는 처음으로 나스닥시장에 상장했지만 같은해 8월 김정률 당시 회장이 일본 소프트뱅크의 게임부문 지주회사인 겅호온라인에 지분 52%를 매각하면서 지배권이 넘어갔다. 겅호온라인은 그라비티 최대주주로 지분 59%를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주 회장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넥슨과 그라비티가 닮은꼴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넥슨은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알짜’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그라비티처럼 국내 시장이 아니라 해외(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넥슨의 지배권이 해외로 넘어가면 그라비티 지분 매각 때보다 충격이 클 것”이라며 “미래 가치가 큰 게임 IP들이 해외에 팔리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