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지난해 72조나 늘어난 까닭

작년말 668조로 8년 만에 최대 증가
각종 규제 대비 금리 높인 덕
지난해 은행 정기예금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68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2조2000억원 증가했다. 95조7000억원이 불었던 2010년 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19조4000억원, 28조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10억원이 넘는 정기예금 계좌도 크게 늘었다. 작년 6월 말 10억원 초과 계좌는 4만1000개로 2012년 1분기(4만3000개) 후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2014년 이후 계속되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영향이 컸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2017년 11월과 작년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예금 금리도 올랐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16년 연 1.36%에서 지난해 11월 연 2.15%로 상승했다. 새해 들어서는 최고 금리가 연 2.7%에 이르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도 한몫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건전성 강화를 위해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최저 한도를 2017년 90%에서 지난해 95%로 높였고 올해는 100%까지 올렸다. 은행으로선 LCR 비율을 맞추려면 예금 유치 등을 통해 자금을 더 들여와야 한다. 내년부터는 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산정 기준도 바뀌어 은행의 예금 유치 노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예금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