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 안전이 목표" 미묘한 언급…'ICBM 폐기' 2차 담판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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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핵담판 '딜' 일부로 주목…폼페이오 "비핵화 핵심명제 달라진 것 없어"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민에 대한 리스크 완화'를 거론하며 '미국민의 안전'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들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중동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1일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미국민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북미간) 대화에서 진전시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미국민의 안전이 목표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및 핵실험 중단 등을 거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 감소가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민의 안전'을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그는 취임 후 첫 의회 청문회 출석이었던 지난해 5월 23일 하원 청문회에서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미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8월 23일 포드 부회장이었던 스티븐 비건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지명하는 자리에서도 비건 특별대표에 대해 "우리 앞에 놓여있는 도전에 대해 직시하고 있으며, 나는 우리의 임무를 잘 이끌어 미국민을 위한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국민의 안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미국민의 안전'이라는 표현에 새삼 워싱턴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미의 현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이르면 금주 열릴 것으로 보이는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의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될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간 조합 맞추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북미 고위급 회담 논의 내용을 토대로 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핵 담판 내용과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워싱턴 외교가가 주목하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의 '미국민 안전' 언급이 미국이 북한으로부터의 가장 중대한 위협으로 여기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문제를 놓고 북한 측과 담판을 시도하고 있을 개연성이다.완전한 비핵화 보다는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던 2017년 미국 본토를 위협하던 ICBM의 폐기 쪽으로 미국이 1차 목표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선(先) 신뢰구축-(後) 핵신고'의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신뢰를 쌓기 위해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의 예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IRBM(중거리탄도미사일) 폐기 및 관련 생산 시설의 폐기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사실 이번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행정부로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몇달간의 교착 국면을 거치며 북한 비핵화 실행조치와 제재완화 등 미국 상응 조치의 선후 관계를 둘러싼 힘겨루기로 서로 주고받을 내용에 대해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못한 상황에서 최고 의사결정자인 북미 정상간 '톱다운 담판'을 통해 구체적 성과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견제와 미 조야에 번져있는 대북정책 회의론 등을 감안할 때 '빈손'으로 돌아올 경우 거센 역풍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그 이후의 협상 현실을 경험하면서 초기의 '속도전'이나 '시간표'를 일찌감치 거둔 미국이 이번 2차 핵 담판에서 미 본토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는 ICBM 폐기를 북한의 실행조치로 제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그동안 거론돼온 영변 핵시설 폐기 이외에 ICBM 폐기와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등과 맞물린 대북 제재 일부 완화 등 미국의 상응 조치를 바꾸는 '딜'의 조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지난해 11월 2차 정상회담에 앞서 핵 목록 제출을 요구하진 않겠다며 초기 눈높이를 한발 낮춘 바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측이 상당히 유연한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싱크탱크 일각에서는 미국의 협상 목표가 바뀐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11일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본토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 문제만 해결되면 (북한과의) 합의를 수용할지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지난 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비핵화'란 표현 대신 '미국에 대한 위협 제거'란 표현을 쓰고 있다"며 "어려운 비핵화 목표 대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거 쪽으로 대북 정책이 수정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러한 미 조야 일각의 인식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서 '미국민의 안전'으로 하향 조정할 경우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 수준에서 그친 채 자칫 핵 군축협상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미국민 안전' 발언을 두고 미국의 비핵화 궤도수정 신호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폼페이오 장관도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full and final denuclearization)에 도달해야 한다", "핵심명제인 '국제 전문가들에 의해 검증된, 완전하게 비핵화된 북한'에서 조금도 변형된 게 없다"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 목표를 재확인했다.
미국이 ICBM 폐기를 이번 2차 핵 담판의 목표로 삼는다 해도 그것 자체를 눈높이 하향 조정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보유한 ICBM 일부 폐기 또는 해외 조기 반출은 이미 미국측이 지난해 6·12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에 북한에 제안한 내용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결국 북미 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주고받을지에 대해서는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의 논의 내용이 그 방향을 가를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및 핵실험 중단 등을 거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 감소가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민의 안전'을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그는 취임 후 첫 의회 청문회 출석이었던 지난해 5월 23일 하원 청문회에서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미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8월 23일 포드 부회장이었던 스티븐 비건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지명하는 자리에서도 비건 특별대표에 대해 "우리 앞에 놓여있는 도전에 대해 직시하고 있으며, 나는 우리의 임무를 잘 이끌어 미국민을 위한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국민의 안전'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미국민의 안전'이라는 표현에 새삼 워싱턴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미의 현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이르면 금주 열릴 것으로 보이는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의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될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간 조합 맞추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북미 고위급 회담 논의 내용을 토대로 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핵 담판 내용과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워싱턴 외교가가 주목하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의 '미국민 안전' 언급이 미국이 북한으로부터의 가장 중대한 위협으로 여기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문제를 놓고 북한 측과 담판을 시도하고 있을 개연성이다.완전한 비핵화 보다는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던 2017년 미국 본토를 위협하던 ICBM의 폐기 쪽으로 미국이 1차 목표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선(先) 신뢰구축-(後) 핵신고'의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신뢰를 쌓기 위해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의 예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IRBM(중거리탄도미사일) 폐기 및 관련 생산 시설의 폐기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사실 이번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행정부로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몇달간의 교착 국면을 거치며 북한 비핵화 실행조치와 제재완화 등 미국 상응 조치의 선후 관계를 둘러싼 힘겨루기로 서로 주고받을 내용에 대해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못한 상황에서 최고 의사결정자인 북미 정상간 '톱다운 담판'을 통해 구체적 성과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견제와 미 조야에 번져있는 대북정책 회의론 등을 감안할 때 '빈손'으로 돌아올 경우 거센 역풍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그 이후의 협상 현실을 경험하면서 초기의 '속도전'이나 '시간표'를 일찌감치 거둔 미국이 이번 2차 핵 담판에서 미 본토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는 ICBM 폐기를 북한의 실행조치로 제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그동안 거론돼온 영변 핵시설 폐기 이외에 ICBM 폐기와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등과 맞물린 대북 제재 일부 완화 등 미국의 상응 조치를 바꾸는 '딜'의 조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지난해 11월 2차 정상회담에 앞서 핵 목록 제출을 요구하진 않겠다며 초기 눈높이를 한발 낮춘 바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측이 상당히 유연한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싱크탱크 일각에서는 미국의 협상 목표가 바뀐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11일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본토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 문제만 해결되면 (북한과의) 합의를 수용할지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지난 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비핵화'란 표현 대신 '미국에 대한 위협 제거'란 표현을 쓰고 있다"며 "어려운 비핵화 목표 대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거 쪽으로 대북 정책이 수정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러한 미 조야 일각의 인식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서 '미국민의 안전'으로 하향 조정할 경우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 수준에서 그친 채 자칫 핵 군축협상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미국민 안전' 발언을 두고 미국의 비핵화 궤도수정 신호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폼페이오 장관도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full and final denuclearization)에 도달해야 한다", "핵심명제인 '국제 전문가들에 의해 검증된, 완전하게 비핵화된 북한'에서 조금도 변형된 게 없다"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 목표를 재확인했다.
미국이 ICBM 폐기를 이번 2차 핵 담판의 목표로 삼는다 해도 그것 자체를 눈높이 하향 조정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보유한 ICBM 일부 폐기 또는 해외 조기 반출은 이미 미국측이 지난해 6·12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에 북한에 제안한 내용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결국 북미 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주고받을지에 대해서는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의 논의 내용이 그 방향을 가를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