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의 5G탐험] "LTE로 충분"…5G 통신료 오르면 안쓴다는 소비자들

증권업계 "1만~1만5천원 오를 것" 예측
소비자들, 5G 통신요금 인상 우려↑
“5G 요금제는 아직 만들지 않았지만, 4G와 똑같은 데이터를 쓴다고 가정하면 5G가 3분의 1가량 더 싸지 않을까 싶다” -지난 4일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 인사회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발언

“5G 투자에 4조~5조원을 썼다. 이것이 요금제에 반영될 수도 있고 5G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고객 요금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기자간담회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발언올해 3월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SK텔레콤, LG유플러스 두 통신사 CEO(최고경영자)가 5G 통신요금에 대해 입을 열었다. CEO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5G 시대 통신비 상승이 있을 수 있으나 다각적으로 통신비를 인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CEO들의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5G 시대 통신비가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14일 증권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초기 5G 시대 통신비는 LTE(롱텀에볼루션)보다 1만~1만5000원쯤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현재 5G는 기업들 대상으로 서비스 중이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는 지난해 12월 1일 삼성전자가 출시한 핸드오버 지원 5G 라우터에 한정된 요금을 내놨다. SK텔레콤은 월 5만2000원에 데이터 11GB, KT는 4만9500원에 10GB, LG유플러스는 5만원에 10GB 등으로 구성됐다.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완전 무제한 요금제 상한선은 10만원쯤으로 6만~7만 원대가 주력 요금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G 요금제는 4G 대비 10~20%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완전 무제한 기준으로는 10만원이 상한선으로 제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 주력 요금제는 6만5000원 수준으로 전망되며 LTE 도입 당시보다 30~40%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5G 가입자 평균 트래픽이 20GB 이상임을 감안하면 대다수가 6만~7만 원대 요금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5G 요금제가 LTE와 유사한 수준에서 데이터를 2~20배 더 제공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거 LTE 도입시 3G와 유사한 요금 수준에 최대 3.5배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 바 있다.증권업계의 예측에 따라 5G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킬러 콘텐츠 없이 LTE보다 조금 더 빠르기만 한 5G에 돈을 지불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자 모임 카페의 한 네티즌은 5G 시대 통신비가 오를 것이란 예측 기사에 대해 “LTE도 충분히 빠르니 속도만 안 줄였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다른 네티즌은 “통신비가 오른다면 5G를 안 쓰고 말겠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모바일 사용자 카페에서도 5G 시대 통신비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일반 스마트폰은 LTE로 충분할 것 같다”며 “사물인터넷 쪽으로만 저렴하게 상용화 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LTE 계속 사용하다가 5G 알뜰폰 요금제 나올 때 갈아타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5G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아직 낮다”며 “5G의 필요성이나, 킬러 콘텐츠로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