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브렉시트' 대응 韓英 국장급협의…FTA 체결 논의

외교당국자 "英 '노딜브렉시트'면 비상상황…23일 英과 선제적 협상"
영국 의회가 오는 15일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승인 투표를 앞둔 가운데,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의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내주 본격적인 한영 양자 협의에 착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표 이후 정부합동 협상단을 파견해 오는 23일 선제적으로 영국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투표가 부결되면 오는 3월 29일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 있다.

만약 한영 간의 별도 대책이 없이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한-EU 협정에 근거해 우리 수출·수입품에 적용되던 관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으리라는 것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이번 협상은 영국 외무성과 국장급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한영 FTA(자유무역협정)를 비롯한 경제·영사·조약 분야 전반적 협력 사항을 논의할 방침이다.협상에 앞서 정부는 표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오는 16일 외교부와 산업부, 기재부, 관세청 등이 포함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당국자는 특히 "표결에 따라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다면 비상 상황이 된다"면서 "런던의 한국 대사관을 중심으로 현지 대응반을 빨리 설치하고, 코트라를 비롯해 여러 공공기관과 연합해 진출 기업과 교민이 겪을 애로사항을 접수, 해결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정부 차원에서 정비해야 하는 조약이 여러개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영 FTA를 빨리 발효하는 것"이라며 "협상 준비가 되어 있고, 3월 29일 브렉시트가 되면 바로 공식 협상에 들어가 최단기에 완료하고, 국내 절차도 가능한 빨리 완료해 국내 기업에 도움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이 당국자는 또 "한-EU 사이의 조약이 9개가 있는데 이 가운데 3건을 개정해야 한다.

FTA도 있고 세관협력협정, 경쟁분야협력협정이 있다"면서 "한영 간 협정 중에서도 항공협정이나 원자력협정 등도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에는 우리 기업 100여 개가 진출해 있으며, 총 교역액은 144억불 규모로 전체의 1.4%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