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회장실 고객에 양보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KB·신한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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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14일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식 선포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사진)은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을 통해 2~3년 안에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해는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부동사신탁사, 저축은행 등을 중심으로 M&A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회현동 본점에서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을 개최한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적극적인 M&A를 통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로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고해 우리금융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공식 출범으로 5대 금융그룹 시대가 열린 가운데 선두권인 KB·신한 금융을 얼마나 뒤쫓아갈 지가 관심사다. ◆우리금융지주 공식 출범…손태승 "올해 자산운용·부동사신탁·저축은행 등 M&A"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1일 지주사 설립 등기를 마치고 이날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식 선포했다. 2014년 11월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은행 체제로 바꾼 지 4년 2개월 만의 부활이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가 정식 출범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M&A를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금융그룹은) 비은행 부분이 약하기 때문에 관련 부문을 M&A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첫 1년간은 표준등급법의 내부등급법 전환 문제로 당분간 작은 규모의 (매물부터) M&A를 시작할 것"이라며 "자산운용사, 부동사 신탁사, 저축은행 등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가 있는 (매물)은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며 "직접 인수가 어려우면 다른 곳과 같이 참여하고, 내년에 자본비율이 회복되면 50% 이상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의 경우 공동투자 방안을 제시했다. 손 회장은 "증권사를 만약 올해 인수 못하면 공동으로 지분투자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보험은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자본 확충 이슈를 언급하며 손 회장은 "보험은 당분간 인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비은행 부문의 역량을 확충해 중장기적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자산 비중을 7대 3 내지 6대 4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예를 들어 7월에 M&A를 단행하면 손익이 올해는 전부 반영되지 않겠지만 차차 나타나는 만큼 2~3년 안에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해외 진출 전략의 경우 꾸준히 공략한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은 "동남아 쪽 네트워크를 앞으로도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필요하다면 (동남아 지역에서) M&A를 할 계획이고, 현재 몇 개 (매물을) 눈여겨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은행만 진출해 있지만 앞으로 향후 우리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도 해외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수익과 인력면에서 (글로벌 사업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를 자회사로 두게 됐다.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은 올 상반기 내에 지주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최종 결정 사항은 아니지만 우리카드는 50% 지주사 주식, 50%는 현금 매입 방식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우리종금은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이슈를 줄이기 위해 현금 매수방식을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에는 그룹 내외부에서 선발된 8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 설립 초기 필수업무 중심으로 4본부·10부·1실의 최소 규모 조직으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손 회장은 2020년 3월 주주총회 때까지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며 '우리금융그룹 2기'를 이끈다.
손 행장은 회장실을 신설하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지만 PB(프라이빗뱅킹) 영업점인 '패밀리 오피스 센터' 존속을 위해 현재 행장실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는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본점 꼭대기 층인 23층에 회장실을 만들려면 PB 영업점이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고객이 왕'이고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현재 22층에 있는 행장실을 회장실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대 금융그룹 시대 열려…리딩금융 경쟁 '가열'
우리금융의 부활로 국내 금융시장은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 등 5대 지주사 시대가 열리게 됐다.
우리금융그룹은 앞으로 비은행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워 '리딩금융그룹' 쟁탈전 채비에 나선다. 선두권에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인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의 참전으로 향후 금융지주사 간 경쟁전이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리딩금융그룹은 KB금융이 차지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이 9년간 사수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했고, 올해도 지주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며 2년 연속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당분간 대규모 M&A 대신 중소 규모의 M&A를 추진하며 리딩금융그룹을 위한 기반을 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기업금융, 글로벌 부문, 디지털금융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인 만큼 향후 관련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거시경제(매크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성장이 제한된 상황"이라며 "각 주요 은행, 금융그룹들이 우량 중소기업대출을 비롯한 기업금융, 디지털화 중심의 성장전략을 내놓은 만큼 경쟁심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손 회장은 이날 서울 회현동 본점에서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을 개최한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적극적인 M&A를 통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로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고해 우리금융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공식 출범으로 5대 금융그룹 시대가 열린 가운데 선두권인 KB·신한 금융을 얼마나 뒤쫓아갈 지가 관심사다. ◆우리금융지주 공식 출범…손태승 "올해 자산운용·부동사신탁·저축은행 등 M&A"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1일 지주사 설립 등기를 마치고 이날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식 선포했다. 2014년 11월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은행 체제로 바꾼 지 4년 2개월 만의 부활이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가 정식 출범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M&A를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금융그룹은) 비은행 부분이 약하기 때문에 관련 부문을 M&A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첫 1년간은 표준등급법의 내부등급법 전환 문제로 당분간 작은 규모의 (매물부터) M&A를 시작할 것"이라며 "자산운용사, 부동사 신탁사, 저축은행 등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가 있는 (매물)은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며 "직접 인수가 어려우면 다른 곳과 같이 참여하고, 내년에 자본비율이 회복되면 50% 이상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의 경우 공동투자 방안을 제시했다. 손 회장은 "증권사를 만약 올해 인수 못하면 공동으로 지분투자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보험은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자본 확충 이슈를 언급하며 손 회장은 "보험은 당분간 인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비은행 부문의 역량을 확충해 중장기적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자산 비중을 7대 3 내지 6대 4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예를 들어 7월에 M&A를 단행하면 손익이 올해는 전부 반영되지 않겠지만 차차 나타나는 만큼 2~3년 안에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해외 진출 전략의 경우 꾸준히 공략한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은 "동남아 쪽 네트워크를 앞으로도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필요하다면 (동남아 지역에서) M&A를 할 계획이고, 현재 몇 개 (매물을) 눈여겨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은행만 진출해 있지만 앞으로 향후 우리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도 해외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수익과 인력면에서 (글로벌 사업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를 자회사로 두게 됐다.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은 올 상반기 내에 지주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최종 결정 사항은 아니지만 우리카드는 50% 지주사 주식, 50%는 현금 매입 방식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우리종금은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이슈를 줄이기 위해 현금 매수방식을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에는 그룹 내외부에서 선발된 8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 설립 초기 필수업무 중심으로 4본부·10부·1실의 최소 규모 조직으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손 회장은 2020년 3월 주주총회 때까지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며 '우리금융그룹 2기'를 이끈다.
손 행장은 회장실을 신설하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지만 PB(프라이빗뱅킹) 영업점인 '패밀리 오피스 센터' 존속을 위해 현재 행장실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는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본점 꼭대기 층인 23층에 회장실을 만들려면 PB 영업점이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고객이 왕'이고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현재 22층에 있는 행장실을 회장실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대 금융그룹 시대 열려…리딩금융 경쟁 '가열'
우리금융의 부활로 국내 금융시장은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 등 5대 지주사 시대가 열리게 됐다.
우리금융그룹은 앞으로 비은행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키워 '리딩금융그룹' 쟁탈전 채비에 나선다. 선두권에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인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의 참전으로 향후 금융지주사 간 경쟁전이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리딩금융그룹은 KB금융이 차지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이 9년간 사수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했고, 올해도 지주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며 2년 연속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당분간 대규모 M&A 대신 중소 규모의 M&A를 추진하며 리딩금융그룹을 위한 기반을 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기업금융, 글로벌 부문, 디지털금융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인 만큼 향후 관련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거시경제(매크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성장이 제한된 상황"이라며 "각 주요 은행, 금융그룹들이 우량 중소기업대출을 비롯한 기업금융, 디지털화 중심의 성장전략을 내놓은 만큼 경쟁심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