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이, 성교육 전문가인줄 알았는데…성폭행 피해 고백

손경이 대표/사진=KBS 1TV '아침마당' 캡처
손경이 관계교육연구소 대표가 성폭력 경험을 고백했다.

손경이 대표는 15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해 "나도 성폭행 피해자"라며 "과거의 기억 때문에 심리 치료를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 손경이 대표는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등을 집필한 성교육 전문가다. tvN '어쩌다 어른' 등을 통해 선보인 성교육, 젠더교육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손경이 대표는 "잊고 지내다가 16년 전 초등학교 강의를 갔다가 한 학생을 만나면서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며 "그때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소리지르라'고 가르쳤는데, 한 학생이 '소리 못 지른다. 알고 얘기하는 거냐. 내가 피해자다'라고 하더라"라고 입을 열었다.

손경이 대표는 "과거 기억이 올라오면서 저도 심리 치료를 받았다"며 "치료를 받다보니 더 기억이 났다. 저는 납치였다"고 그때의 일을 털어 놓았다. 손경이 대표는 "4박5일 동안 감금 상태였다. 처음에는 살려달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죽이라고 했다"며 "마지막 날 운 좋게 도망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범인이 제 카드를 써서 경찰들과 잠복했는데, 수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찰들이 '더 이상 수사를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 열심히 노력한 걸 봐서 후회는 없다"고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폭행 뿐 아니라 가정폭력 피해도 고백했다. 손경이 대표는 "무시도 폭력"이라며 "그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제가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결국 가정폭력으로 신고했다. 한 번은 피해자로, 한 번은 가해자로 두 번 법정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손경이 대표는 "판사님의 '당신은 처음부터 피해자였다'는 한 마디에 이길 수 있었다"며 "세상은 바뀌었고, 침묵할수록 세상은 악순환이 된다. 선순환되려면 수면위로 올라와야 한다"고 당당하게 자신의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 놓을 것을 독려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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