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수빅 회생절차 개시…투자유치·매각 가속화 전망

현지 언론, 중국기업 경영권 인수설 언급
한진중 측 "현지 은행, 자산가치 높게 평가"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올롱가포 법원이 자회사인 수빅조선소(HHIC-Phil)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했다고 15일 공시했다.이후 절차는 국내 법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과 유사하게 진행된다.

필리핀 법원이 수빅조선소에 대한 관리인을 선임하고, 수빅조선소는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모회사인 한진중공업 측은 현지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수빅조선소 투자유치와 매각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한진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수빅조선소 매각을 추진해왔다.

필리핀 현지 언론도 최근 수빅조선소 5개 채권은행과 필리핀 중앙은행이 수빅조선소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자자 찾기에 나설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인 인콰이어러는 14일 필리핀 무역산업부 카페리노 로돌포 차관의 말을 인용해 중국 기업 2곳이 수빅조선소 경영권 인수 의향을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한진중 관계자는 "인수합병 여부에 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도 "현지 은행이 대출 규모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며 자산가치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이 경쟁력을 높이려 2004년 필리핀 수비크에 건립한 해외 조선소이다.

주로 상선을 건조해 왔는데 조선업 장기 불황에 따른 수주량 감소와 선가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 8일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현지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부산지역 조선기자재업체의 물품 대금 회수 길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수빅조선소로부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는 부산지역 159개사와 경남지역 80개사를 포함해 모두 284개사에 달한다.

미지급 물품 대금 규모는 7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한진중공업은 파악하고 있다.

수빅조선소가 해외 현지 법인이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면 협력업체가 고스란히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수빅조선소는 2015년 31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조선업 불황으로 이듬해부터 큰 폭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1천820억원, 2017년 2천33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601억원이나 적자를 봤다.

수주량도 급감해 2016년 2척, 이듬해 4척, 지난해 6척에 그쳤다.수주잔량도 컨테이너선 4척을 포함해 총 10척에 불과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