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홀 미팅' 방식…시나리오 없는 자유토론

문재인 대통령, 기업인과의 대화

'호프 미팅' 때와 뭐가 달라졌나
일방 전달 아닌 '쌍방향 소통' 중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주관한 ‘기업인과의 대화’는 정권 출범 후 두 번째 마련한 재계와의 만남이다. 대통령의 일방적인 목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을 중시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렸다는 것이 행사를 주최한 청와대와 대한상공회의소 측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타원형으로 둘러싸인 좌석의 가운데 자리했다. 참석자들이 손을 들어 발언하면 문 대통령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련 부처 장관도 자유롭게 토론에 참석할 수 있게 했다. 일부 기업인의 질문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해당 부처 장관이 답하기도 했다.처음 시도하는 형식이다 보니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도 없었다. 행사 참석자 선정 등 이날 행사를 준비한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는 유례없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상의는 질문이 빗발칠 것을 예상해 경제계로부터 행사 1주일 전 서면질의도 받았다. 현장에서 질문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에 받은 질문은 질문집으로 제작하고 행사장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대답했다. 형식적인 자리가 아닌, 실질적인 경제계 애로사항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형식 파괴’는 1년 반 전 열린 기업인들과의 ‘호프 미팅’보다 진화한 방식이란 평가가 나온다. 2017년 7월 열린 호프 미팅에서도 ‘노타이’를 강조하며 격식을 간소화하려 노력했다. 야외 공간인 청와대 상춘재에서 음주를 곁들이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했지만 실질적인 현안 논의의 성격보다 정권 출범 후 첫 상견례 성격이 강했다는 지적이 나왔다.이번에는 간담회에서 실질적인 논의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의지가 기업인들에게도 전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참석자가 128명인데 토론 시간은 2시간에 불과해 이번에도 상당수 기업인이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