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회장·행장 겸직 논란에 대구은행 임추위 18일로 연기

대구은행 이사회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대구은행장 겸직 시도에 대한 논의 자체를 연기했다. 거세지고 있는 지역사회와 노동조합 등 겸직 반대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15일 잡혀있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오는 18일로 연기했다. 임추위는 당초 지난 11일 지주가 추천한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인 김 회장을 행장 후보로 확정할 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은행 안팎의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하기 위해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DG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에 앞서 자회사 최고경영자추천후보위원회(자추위)를 열고 김 회장을 대구은행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김 회장이 행장 겸직을 시도하자 대구은행 안팎에서는 ‘셀프 추천·겸직’으로 인한 권력 독점 논란이 일었다. DGB금융 자추위가 김 회장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은행 이사회를 비롯해 3급 이상 간부들로 구성된 대구은행 2노조(사무금융노조연맹 대구은행노조)에서 김 회장의 겸직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금융당국의 정책도 지주와 은행의 분리”라며 “겸임 추진을 포기하고 합의에 따른 그룹 발전과 은행의 발전적 미래상을 위해 힘써 주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전 임직원과 함께 각계 시민사회단체등과 연대해 (가칭)‘대구은행바로세우기 운동본부’를 결성해 경영의 감시자로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장은 지주 자추위에서 행장 후보를 추천하면 은행 임추위의 검증 과정을 거쳐 후보가 확정된다. 이후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은행장 선임 여부가 확정된다. DGB금융지주는 만약 대구은행 이사회가 김 회장 추천을 거부하면 주주권(주주제안권)을 행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은행은 DGB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자회사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