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이재갑 만나 '쓴소리'…"최저임금, 적정 수준 고민해야"

고용부-기업 노무책임자 간담회

"고용 축소 등 부작용 심각…강성 노조가 경쟁력 걸림돌"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6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이 축소되고 있다”며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와 30대 그룹 인사·노무 책임자 간담회’ 자리에서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참석했다.

손 회장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우려했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에서 8350원으로 10.9% 오른 데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유급휴일(일요일)마저 최저임금 산정 기준시간에 포함되면서 적지 않은 기업이 ‘인건비 쓰나미’에 휩싸이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최저임금이 최근 2년간 30% 가까이 올랐다”며 “전체 근로자 중위 임금의 약 7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과도한 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도 걱정거리로 지목했다. 손 회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이 축소되고 있다”며 “생활물가도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는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들어내는 것인 만큼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규제 완화와 노사관계 선진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그는 “노동계가 ILO 협약 비준을 통해 해고자 노조 가입 등 숙원사업을 해결하려 한다”며 “이보다 부당 노동행위 처벌, 쉬운 파업 요건 도입, 사업장 점거 허용 등의 문제를 먼저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은 한국의 노사 관계가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며 “노사 관계가 국가 경쟁력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회장의 지적에 대해 이 장관은 “올해는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해 부작용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