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인생을 바꾸기 위해 버려야 할 몇 가지 것들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살다 보면 버리지 못하는 물건이 늘어난다. 값나가지 않더라도, 추억이 담긴 물건은 오래 간직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집은 사물들로 가득 찬다. 사진가 양재광 씨는 문득, 그런 물건들을 사진 작품으로 남기고 나서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사물들이 담고 있는 의미를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이어갔고, ‘인생을 바꾸기 위해 버려야 할 몇 가지 것들’이란 연작이 완성됐다.

그중 하나가 비너스 조각상과 고무나무 화분을 함께 찍은 ‘숲, 밤들’이란 작품이다. 비너스 조각상 복제품은 작가가 어린 시절, 치열하게 습작에 매달렸을 때 사용하던 것이다. 그 조각상 위에 집 안을 장식하고 있던 푸른 잎의 고무나무 화분을 매달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자, 먼지 쌓여 가던 물건들은 젊은 예술가의 푸르른 꿈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비움갤러리 24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