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문제 시끄러운 유럽 정상들, 올해는 다보스 '패스'

트럼프 불참 이어 英 메이·佛 마크롱 '내치 우선'

이달 22∼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에 유럽 주요 정상들이 대거 불참하게 됐다.16일(현지시간) WEF 측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란조끼' 시위 수습을 위해 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전날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가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내각 불신임 투표 등 정치 현안이 산적해 있어 런던을 떠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지난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면서 그의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했던 유럽 정상들도 대거 참석했다.올해는 트럼프 대통령도 멕시코 국경 장벽 문제로 촉발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때문에 참석을 취소했다.

2017년, 2018년 연차 총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참석하면서 무역전쟁, 기후변화 협약을 둘러싼 논란이 활발하게 벌어졌으나 올해는 시선을 끄는 정상들은 대부분 불참한다.

주요 7개국(G7) 국가 중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참석한다.아베 총리는 다보스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취소로 계획이 무산됐다.

중국과 외교적 갈등을 겪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올해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올해 취임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다보스에서 국제 외교 무대에 데뷔한다.
WEF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전 세계 65개 국가 정상과 40여개 국제기구 수장을 비롯해 3천여명의 기업인과 연구소 관계자 등이 참석할 전망이다.

다보스 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전날 사전 기자회견에서 올해 행사의 초점을 '도덕적으로 재정립된 세계화'라고 밝히면서 세계화로 인해 뒤처진 사람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화·자유무역·4차 산업혁명을 기조로 내건 다보스포럼은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부자들의 공허한 말 잔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