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빨라지는 中, 93조 푼다

사상최대 규모 유동성 공급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
중국 중앙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인 5600억위안(약 92조8000억원)을 금융시장에 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섰다. 미·중 통상전쟁과 글로벌 경기 악화 영향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자 적극적으로 시중에 돈을 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6일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여 5600억위안 규모 유동성을 순공급했다. RP 매입은 시장의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통되는 채권을 매입해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인민은행은 지난달에도 RP 매입을 통해 600억위안을 공급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이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자 사상 최대 규모 돈 풀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은 은행들의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인하했다. 오는 25일에도 0.5%포인트를 추가 인하할 방침이다.중국 금융당국은 더 나아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1년 만기 대출금리는 2015년 10월부터 3년 넘게 연 4.35%에 머물고 있다. 주허신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15일 경제부처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 문제를 다시 깊이 있게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신규 위안화 대출 총액은 16조1700억위안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