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2월17일' 트럼프는 다시 시장을 흔들까

요즘 분위기가 한결 나아진 월스트리트지만, ‘2월17일’을 언급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이날은 미국 상무부가 수입자동차의 국가안보 침해에 대한 보고서를 백악관에 보고하는 데드라인입니다.지난 11월 나온 초안처럼 보고서에는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한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를 매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찰스 그리슬리 상원 재정위원장도 1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할 의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은 그 관세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수입차 관세 대상은 유럽(독일)과 일본, 그리고 한국입니다.

미국 시장에 자동차를 수출해온 다섯개 나라 가운데 캐나다와 멕시코는 나프타를 대체한 USMCA 타결로 이미 예외를 인정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핵심 타깃은 유럽일 겁니다. 이를 통해 유럽의 자동차 관세를 낮추고 농업시장을 열겠다는 계획입니다.하지만 유럽은 농업 시장 관련 요지부동입니다.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농업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입차 관세가 부과되면 타격을 받는 나라는 유럽에서 독일이 거의 유일합니다. 어제 폭스바겐이 테네시 공장에 8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독일 자동차 업계는 납작 업드렸습니다.하지만 나머지 국가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 나라들은 모두 농업 보호에는 큰 이권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럽의회 선거가 오는 5월26일로 다가오면서 28개국의 관심은 이미 무역협상을 떠났습니다.

EU 집행위원회가 농업에 대해 협상하려면 유럽의회에서 권한을 위임받아야하는데, 유럽의회는 당분간 개점휴업 상태가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한다면면, 안그래도 요즘 침체 기미가 완연한 독일 경제는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독일이 망가진다면, EU가 좋을 리가 없겠지요. 그리고 세계 증시도 몸살을 앓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중순 정말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까요.만약 그렇게한다면 작년 말 월스트리트나우에 썼듯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올해 미국 경제와 증시를 일시적으로 망치려고 작정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